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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다음 달 폐지 가능성…"데이터 백업 쉽지않아"

중앙일보

입력

폐업 위기에 처한 '한국형 SNS' 싸이월드가 다음 달 중으로 서비스 폐지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폐업 위기에 처한 한국형 SNS '싸이월드' 첫 화면. [싸이월드 캡처]

폐업 위기에 처한 한국형 SNS '싸이월드' 첫 화면. [싸이월드 캡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19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전제완 싸이월드 대표가 '투자자를 구하는 중이니 이달 말까지 기다려달라'고 말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전 대표가 말하는 것처럼 새 투자자나 인수·합병(M&A) 기회를 찾지 못하면 서비스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 대표가 과기부에 '이달 말'이라고 시한을 못 박은 것은 재판 때문이다. 전 대표는 오는 25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싸이월드 직원들에 대한 임금체불 관련 재판에 참석할 예정이다. 전 대표는 재판 시작 전까지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싸이월드에는 직원이 한 명도 남아있지 않은 데다, 서비스도 정상 운영되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새 투자자를 구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싸이월드 같은 인터넷 사업자는 폐업 30일 전 이용자들에게 서비스 폐지 사실을 알려야 한다. 전 대표는 19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달 안에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서비스를 자진 종료하고, 백업 절차도 공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싸이월드가 폐지 절차를 밟는다고 하더라도 이용자들이 싸이월드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백업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마재욱 과기부 통신자원정책과장은 "서버를 관리하는 직원조차도 없는 데다, 제3의 업체에 데이터 백업 절차를 의뢰하더라도 이 과정에도 싸이월드가 입회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진행하는 게 힘들지 않겠냐"고 말했다. 마 과장은 "여러 건의 임금 체불 소송에 법인 부채까지 있어서 전 대표가 자력으로 서비스 회생을 위해 뭔가 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가 폐업을 종용할 수는 없으니 일단 전 대표의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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