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바이오센서 달아 혈당 측정 '모기 물린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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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덜 아프게, 더 간편하게'.

혈당수치 등 혈액을 이용한 검사를 더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첨단 '바이오센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바이오센서란 생화학 반응에 의한 신호를 전기 신호로 바꾸어 생체 변화를 읽을 수 있게 하는 센서다. 바이오센서 개발에는 화학.전자공학.생물학.재료공학.효소공학 등 여러 분야 과학의 융합이 필수다.

광운대 화학과 차근식.남학현 교수팀은 0.5㎕(마이크로리터.1백만분의 1ℓ) 이하의 눈꼽보다 적은 혈액으로 5초 안에 혈당을 잴 수 있는 차세대 혈당측정기를 개발했다.

'케어센스'(사진)라고 이름 붙인 이 혈당측정기가 정교한 혈당측정을 할 수 있는 비결은 자체 개발한 바이오센서. 이 정도의 혈액으로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계는 세계적으로 미국 제품 밖에 없는데, 미국 제품도 측정 시간이 15초 정도 필요해 국내 제품이 한수 위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케어센스는 바이오센서가 붙은 검사시험지와 판독기.채혈기로 구성됐다. 채혈기로 팔뚝 등에서 약간 피를 뽑은 후 검사시험지에 피를 묻혀 판독기에 꽂으면 5초 안에 혈당 수치가 나온다.

센서 표면에 처리한 극소량(2백나노ℓ)의 당산화효소 등의 시약이 피 속에 있는 당과 반응하면 당이 산화되면서 전류가 발생한다. 이 전류의 크기가 혈당치와 비례한다는 점을 이용해 혈당을 측정해내는 것이다.

남학현 교수는 "0.2㎕로도 실험실 수준에선 혈당을 잴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피는 공기 중에서 금방 응고되는 문제점이 있어 0.5㎕가 채혈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가락에 비해 피가 잘 나오지 않지만 신경 조직이 적어 채혈 때 고통이 훨씬 덜한 팔뚝이나 허벅지.배 등의 부위에서도 피를 뽑을 수 있도록 채혈기에 진공설계를 했다.

현재 혈당 측정기는 로슈.존슨앤드존슨.애보트.바이엘 등 4개 회사가 전 세계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팀은 혈당측정기 외에도 심장질환 때 반응하는 항체를 센서로 만들어 심장질환을 눈꼽만큼의 혈액으로 금방 알아낼 수 있는 '효소면역진단센서'도 개발하고 있다. 또 한번 재보면 지난 3개월 간의 평균 혈당을 단번에 알 수 있는 '당화혈색소 센서'도 연구 중이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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