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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노 배우 불쑥 "아이가 날 본다" 정신 번쩍 드는 공익광고

중앙일보

입력

“당신의 자녀가 성인용 포르노 동영상으로 성(性)을 배우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포르노 배우들이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한 상황이 뉴질랜드 공익광고에 등장했다. 온라인에 범람하는 선정적 영상에 자녀들의 성 의식이 왜곡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다. 일종의 충격요법인 셈이다.

뉴질랜드 정부가 제작한 공익 광고의 한 장면. 포르노 배우(오른쪽)들이 가정집을 찾아가 부모에게 "당신의 아들이 스마트 기기로 우리를 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질랜드 공익 광고 유튜브 캡처]

뉴질랜드 정부가 제작한 공익 광고의 한 장면. 포르노 배우(오른쪽)들이 가정집을 찾아가 부모에게 "당신의 아들이 스마트 기기로 우리를 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뉴질랜드 공익 광고 유튜브 캡처]

영국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뉴질랜드 정부가 제작한 공익 광고에 포르노 배우가 등장했다”며 청소년 온라인 사용 습관을 주제로 한 광고 한 편을 소개했다.

이 광고에는 나체의 포르노 배우 두 명이 등장한다. 이들은 한 중년 여성을 찾아가 “당신의 아들이 노트북, 스마트폰 등 스마트 기기로 우리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이어 아이가 현실과 다른 성인 포르노 영상에 빠져 왜곡된 성 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10대 아들이 뒤늦게 나타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성은 아들에게 “현실과 온라인의 차이를 이야기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차분하게 말한다. 영상에는 “많은 청소년이 온라인으로 성을 배우고 있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화면에 성교육 관련 홈페이지 주소가 뜬다.

이 광고는 “온라인에서도 현실 감각을 유지해 주세요”라는 콘셉트로 제작된 공익 광고 시리즈 중 한 편이다. 최근 뉴질랜드의 많은 청소년이 온라인에 떠다니는 선정적 영상을 접하고 있다는 정부 보고서에서 착안했다.

온라인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 엄마를 찾아가 피해사실을 알리는 공익광고의 한 장면. [뉴질랜드 공익 광고 유튜브 캡처]

온라인에서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 엄마를 찾아가 피해사실을 알리는 공익광고의 한 장면. [뉴질랜드 공익 광고 유튜브 캡처]

광고는 이런 현실을 부모가 정확히 알고, 자녀들과 함께 해결법을 함께 강구하라는 메시지가 담겼다. 아울러 ‘학교폭력’, ‘음란채팅’ 등 청소년들이 온라인에서 겪는 또 다른 문제들도 같은 형식으로 그려냈다.

‘학교폭력’ 편에서는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 부모를 찾아가 “당신의 딸이 온라인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하고, ‘음란 채팅’ 편에서는 ‘소아성애자’가 학부모를 찾아 “당신의 딸과 채팅에서 만났다”고 고백하는 방식이다.

광고를 제작한 광고대행사 측은 “아이들이 온라인 속 유해 정보를 가려내기 위해선 부모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 언론들은 “겉으로 드러내기 어려운 주제를 유머러스하게 풀어 홍보 효과를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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