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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벤치'와 '성요셉아파트'…우리 동네 '명소'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서울 관악구는 박종철 거리를 조성하고 이곳에 지난 10일 '박종철 벤치'를 설치했다. 관악구는 박종철 거리 일대를 민주주의 길 관광코스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사진 관악구]

서울 관악구는 박종철 거리를 조성하고 이곳에 지난 10일 '박종철 벤치'를 설치했다. 관악구는 박종철 거리 일대를 민주주의 길 관광코스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사진 관악구]

서울에 새로운 역사적 의미가 담긴 조형물이나 건축물 등이 잇달아 등장했다. 서울 관악구에 조성되는 '박종철 벤치'와 서울시가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중구의 '성요셉 아파트'다.

관악구엔 '박종철 거리', 민주주의 길 관광코스 계획 #중구, 서울 미래유산인 '성요셉아파트' 주민모임 활성화

 관악구는 지난 11일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와 함께 관악구 박종철 거리에 '박종철 벤치'와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1987년 서울대 언어학과 학생이던 박종철 씨는 그해 1월 14일 경찰에 끌려가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전기고문과 물고문을 당했다. 고문을 받다 숨졌지만, 경찰은 쇼크사로 사망했다고 은폐했다. 이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진실이 알려지면서 6·10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관악구는 2018년 관악구 대학동 하숙집 거리와 녹두거리 인근을 '박종철 거리'로 지정했다. 박씨가 거주했던 이곳에 기념벽화와 동판도 설치했다.

 관악구는 올해 6·10 민주 항쟁 33주년을 맞아 이 거리에 '박종철 벤치'와 조형물을 설치했다. 관악구는 생전 모습을 본 떠 만든 조형물과 박종철씨의 옥중 편지 일부를 이곳에 새겼다. 박종철 벤치와 조형물 설치에는 서울시 예산과 서울대 동문의 모금액이 쓰였다.

 관악구는 이 거리를 '민주주의 길 관광코스' 등에 포함할 계획이다. 오는 2021년 준공을 목표로 '박종철 센터'도 짓고 있다. 이곳에 유품과 기록물을 전시하고 민주주의 교육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박종철 열사를 비롯한 많은 젊은이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는 것"이라며 "박종철 열사의 숭고한 희생정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기념사업과 함께 박종철 센터 조성도 차질없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복도식 주상복합 아파트로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서울 중구 성요셉아파트에 최근 '명물 우편함'이 탄생했다. 아파트 주민이 우편함에서 편지를 꺼내고 있다. [사진 중구]

우리나라 최초의 복도식 주상복합 아파트로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서울 중구 성요셉아파트에 최근 '명물 우편함'이 탄생했다. 아파트 주민이 우편함에서 편지를 꺼내고 있다. [사진 중구]

서울 미래유산 '성요셉아파트'에 명물 우편함?

 중구 중림동에는 서울시가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성요셉 아파트'가 있다. 이 아파트는 1970년에 지어진 한국 최초의 복도식 주상복합 아파트다. 오랜 아파트는 재건축 대상이지만 이곳은 2016년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에 포함되면서 모습을 유지하게 됐다.

 중구는 50년이 넘은 이 아파트 입주민 불편사항을 개선해보려 했지만, 난관에 부딪혔다. 입주민 대부분이 고령의 어르신으로 '마을 공동체'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 구청과 복지관·도시재생지원센터에선 아파트 개별 가정방문을 시작했다.

 주민으로 구성된 '마을 공동체'가 생겨나고, "기존에 없던 우편함을 설치해보자"는 주민 의견이 나왔다. 만리동 예술인협동조합이 힘을 보탰다. 우편함 디자인과 자재 결정 단계에도 주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다. 주민들은 우편함 채색에도 힘을 보탰다. 중구는 "한 폭의 봄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성요셉아파트 입구 우편함은 중구의 명물이 됐다"며 "우편함 설치와 같은 작은 변화를 시작으로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수도관 교체도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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