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친낙 vs 반낙’ 당권 갈등 모락모락…이낙연 측 “당분간 코로나 집중”

중앙선데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690호 04면

이해찬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8월 29일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친낙(친이낙연) 대 반낙(반이낙연)’ 구도로 흐르면서 당내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당권·대권 분리론을 고리로 이낙연 의원을 향한 압박이 거세지고 이에 이 의원 측이 “대세는 이미 정해졌다”고 반박하는 등 신경전도 가열되고 있다.

이 의원 측 “대세 이미 정해졌다” #김부겸은 ‘조건부 대권 포기’ 맞불 #이·김 회동 언제 성사될지도 관심

갈등의 양대 축은 ‘조건부 대권 포기’ 카드로 반낙 전선의 한 축으로 떠오른 김부겸 전 의원과 이 의원이다. 양쪽에서는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이자 상황을 수습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김 전 의원은 “이 의원은 당의 아주 귀한 자산인 만큼 공격해서 상처를 내려고 해서는 안 된다. 나도 무척 조심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논란이 되고 있는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의식한 듯 “이 의원에게 안타까운 마음이 있더라도 현실적인 이유로 당이 지켜온 민주적 원칙에 어긋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 측은 “당분간은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임무에 전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심이 모아지는 이 의원의 전대 출마 선언도 오는 22일 전북 전주에서 열리는 지역 간담회와 24일 활동 보고 등 국난극복위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뒤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이 의원 측 핵심 인사는 “코로나19 국난 극복에 집중해야 할 상황에 당권 레이스가 지나치게 과열된 측면이 있어 당분간은 당권 문제가 정치 의제화되는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과 가까운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를 앞에 두고 단합된 힘으로 가야지 당내 분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자중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세는 이미 정해져 있다. 대세에 따라 재집권할 수 있도록 쉽게 쉽게 가자”는 말을 남겼다. ‘대세’는 이 의원을 의미한다. 그러자 당내에선 설 최고위원의 발언이 오히려 친낙 대 반낙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분열 자제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더 이상 당권·대권 분리 문제를 언급하지 말고 이 의원을 받아들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선 당분간 자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할 경우 ‘친낙 대 반낙’ 갈등 구도가 재연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당권·대권 분리를 앞세운 공세가 강화되면서 이 의원 지지 세력이 결집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이 의원이 발의한 ‘1호 법안’인 재난안전기본법 개정안에 김진표·박광온·박주민·박홍근·윤관석·조정식 의원 등 56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이 의원과 김 전 의원의 회동이 언제 성사될 것이냐도 관심사다. 이와 관련, 이 의원 측 인사는 “최근 당권을 둘러싼 갖가지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을 만나면 괜한 억측과 추측만 낳게 된다”며 “당분간 코로나19 대응에 주력하고 양측의 고민과 입장이 정리된 뒤 만나서 정제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도 “이 의원 쪽에서 언제 어떤 결론을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 시기를 못박을 순 없다”면서도 “만날 때가 되면 반드시 만나겠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