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 위해 연봉 삭감도 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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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김연경. [연합뉴스]

김연경. [연합뉴스]

“해외 에이전트와 구단 관계자들이 연봉(3억5000만원)을 보고 놀라더라.”

흥국생명 깜짝 복귀 김연경

‘배구 여제’ 김연경(32·흥국생명·사진)이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서울에서 열린 국내 복귀 기자회견에서 계약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외국팀에서 약 20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그는 이번에 흥국생명과 3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 리그 개최가 불투명해져 국내 복귀를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샐러리캡(팀 연봉 총액 상한제)으로 인해 연봉이 줄어드는 문제를 고민했다. 그러나 내년 도쿄올림픽을 위해서는 경기력이 중요했고, 금전적인 부분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였지만, 정작 해외 구단 관계자와 에이전트는 세계 연봉 1위 타이틀을 내려놓은 선택에 놀랐다고 한다.

그만큼 김연경에게는 올림픽이 중요했다. 그는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씁쓸했다. 올림픽 메달이 정말 간절하다. 국내에 복귀했으니 내년 올림픽은 최고 컨디션으로 치르겠다. 1년이란 여유가 생겨서 더 단단하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연경은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까지, 세 차례나 올림픽에 나갔다. 하지만 메달이 없다. 최고 성적은 런던 때의 4위다.

흥국생명에는 국가대표팀 세터 이다영(24)과 레프트 이재영(24)이 있다. 김연경은 “복귀 결정을 한 뒤 두 선수와 아직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소속팀과 대표팀 훈련은 다르지만, 그래도 같은 팀에서 한 시즌을 뛰면 호흡이 한층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대표팀 핵심 멤버 3명이 모인 흥국생명은 V리그의 나머지 5개 팀에게는 공공의 적이다.

김연경은 “무실세트 우승, 전승 우승이라는 단어는 조심스럽다. 실제 경기를 치르면 다를 수 있다. 그래도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2020~21시즌만 계약했다. 이후의 행보는 미정이다. 그는 “새 시즌과 도쿄올림픽만 생각하고 있다. 이후에 국내에 남을지, 해외에 나갈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오래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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