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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숨진 '쉼터 소장' 휴대전화·외장하드 등 압수

중앙일보

입력

검찰 관계자들과 정의연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 관계자들과 정의연 관계자들이 지난달 21일 서울 마포구 '평화의 우리집'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10일 경찰이 보관하고 있던 고(故) 손영미(60) '평화의 우리집' 소장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메모 등 유품도 압수물에 포함됐다. 손씨는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의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고, 이날 발인식이 열렸다.

경찰 보관 유품 등 모두 가져가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최지석)는 이날 오전 파주경찰서가 디지털포렌식을 한 뒤 보관하고 있던 손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검찰은 법원에서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는 방식으로 경찰로부터 휴대전화 등을 인계받았다고 한다. 검찰은 손씨의 휴대전화 외에도 손씨 자택에서 경찰이 압수수색해 분석하고 있던 외장하드와 메모 등도 모두 가져갔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영장을 발부받은 검찰과 협의해 압수물 목록에 있는 손씨의 유품을 모두 넘겨주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손씨 사망 이후 사인 규명을 위해 경찰이 확보했던 압수물 중 흉기 한 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극단 선택 경위 규명할 듯

앞서 경찰은 손씨 자택 앞 CC(폐쇄회로)TV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결론 냈다. 검찰이 휴대전화와 외장하드 등을 비롯한 손씨의 유품을 모두 가져간 건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씨 자택 컴퓨터에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와 관련된 내용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손씨는 2004년 5월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서 일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에 지내던 이순덕 할머니가 별세했을 당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손씨 명의 은행 계좌를 조의금을 받는 계좌로 올렸다.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고(故) 손영미 정의기억연대 '평화의 우리집' 소장 발인식에서 운구차량이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고(故) 손영미 정의기억연대 '평화의 우리집' 소장 발인식에서 운구차량이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7시 30분에는 손씨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윤 의원과 정의연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손씨의 장례는 ‘여성·인권·평화·시민장’으로 치러졌고,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등 시민사회단체 인사 16명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취재는 허락되지 않았다.

'울산사건' 아이폰 두고 검경 갈등 

지난해 12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출신 백모 수사관이 사망한 다음 날 서울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백 수사관의 아이폰을 확보했다. 이후 경찰이 서울중앙지검에 아이폰을 돌려달라는 영장을 세 차례 신청하는 등 검경 갈등이 일었다. 백 수사관의 아이폰엔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검찰이 이를 푸는 데만 4개월여가 걸렸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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