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원희룡 저격 “히딩크 없이 박지성 없다”

중앙일보

입력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중진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 중진의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 내에서 때아닌 ‘히딩크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10일 원희룡 제주지사가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히딩크에 빗대 비판하자“박지성이 최고가 된 것은 히딩크와 싸워서가 아니라 잘 협력해서”라며 비대위 지키기에 나섰다.

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히딩크 없었다면 박지성도 없었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원 지사는 축구는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적었다.

하 의원은 “2002년 월드컵 선전은 명장인 히딩크 감독을 영입하고 전권을 맡겼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히딩크 감독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의 월드컵 4강이나 지금의 박지성 선수는 없었다”고 했다

이어 “김종인 호 출범이 채 열흘이 지나지 않았지만 기본소득 논의와 전일(全日)보육제 등 통합당이 제시한 화두가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며 “국민 사이에서도 김종인 호가 이끄는 통합당의 혁신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합당이 3연속 참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히딩크 같은 명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통합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선거, 지방선거에 이어 21대 총선까지 내리 3번 연속 더불어민주당에 패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왼쪽부터)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기념 특별강연에 참석해 있다. 뉴스1

홍준표 무소속 의원(왼쪽부터)과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21대 국회 개원기념 특별강연에 참석해 있다. 뉴스1

원 지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행사 특강을 통해 “(현 통합당 상황이) 변화를 주도했던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잃어버리고, 외부의 히딩크 감독에 의해 변화를 강요받는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보수의 이름으로 패배의 아픔을 가슴 깊이 지닌 사람들과 함께 후반전 승리의 역전 드라마를 쓰자”, “진보의 아류가 돼서는 영원히 2등이고, 영원히 집권할 수 없다”, “용병 아닌 우리에 의한 승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 날을 세우던 장제원 의원도 이날 SNS에 “‘보수가 싫다’‘보수라는 말을 쓰지 마라’라는 어느 이방인의 조롱 섞인 짜증”이란 표현으로, 김 위원장을 저격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행사 직후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 사람 얘기한 것에 대해 내가 굳이 신경쓸 게 뭐가 있겠나”라고 반응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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