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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韓보다 훨씬 높은데도 "큰일났다" 뒤집힌 일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9년 일본의 인구통계에서 합계출산율이 1.36으로 하락하고 신생아의 숫자가 처음으로 90만명 밑(86만 5234명)으로 떨어지면서 일본 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2019년 합계출산율 1.36 신생아 86만명 #비상걸린 日 "안심하고 출산 가능토록" #한국 출산율은 OECD 최저 0.92 수준

2019년 합계출산율이 1.36으로 하락하자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4월 도쿄역에서 마스크를 쓴 채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의 모습. [EPA=연합뉴스]

2019년 합계출산율이 1.36으로 하락하자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지난 4월 도쿄역에서 마스크를 쓴 채 출근을 서두르는 시민들의 모습. [EPA=연합뉴스]

일본 신문들은 이 소식을 1면 등에서 비중 있게 다루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됐다”(니혼게이자이 신문)고 전했다.

그동안 보육소 정비와 교육 무상화 등의 대책에 총력을 투입해온 일본 정부는 허탈해하고 있다.

지난 5일 발표된 일본의 ‘합계특수출생율’(합계출산율)은 1.36으로, 2018년에 비해 0.06포인트 하락했다. 4년 연속 하락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의 수로, 일본 정부는 1.8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2005년 1.26까지 하락한 뒤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1947∼49년생)의 2세들인 ‘단카이 주니어’세대의 출산이 늘어나는 등의 요인으로 2015년 1.45까지 올랐다.

하지만 2016년 이후 다시 하락하기 시작했다. 닛케이는 “일하는 여성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늦은 결혼’이 사회 전체적으로 확산된 것이 배경”이라고 했다.

현재의 저출산 위기는 일본 정부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다. 2017년 일본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19년 합계출산율을 1.42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는 이보다 낮은 1.36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본 정부는 합계출산율을 다른 선진국 수준인 1.8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39개 지역에서 코로나 긴급사태선언을 해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최근 일본 정부는 합계출산율을 다른 선진국 수준인 1.8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7개 광역단체 가운데 39개 지역에서 코로나 긴급사태선언을 해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닛케이는 "일본 정부는 저출산 대책에 연간 5조엔(약 55조원) 정도를 투입하고 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젊은 층이 안심하고 결혼·출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저출산이 더 가속화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국의 2019년 합계출산율은 일본보다 낮은 0.92다. 2018년의 0.98보다 더 하락했다. 합계출산율이 1이 안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닛케이는 한국에 대해 “2018년 처음으로 1을 밑돌며 세계 최저수준을 기록한 한국의 경우 2019년에도 0.92로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육아와 일의 양립에 진전이 없고, 주택가격 상승 등으로 아이를 키울 여유가 없어진 게 이유”라고 분석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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