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新응원법, ‘드라이브-인’ 축구장

중앙일보

입력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 팬들이 홈구장 주차장에 모여 응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덴마크 프로축구 미트윌란 팬들이 홈구장 주차장에 모여 응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스포츠를 즐기기 위한 기상천외한 방법들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유럽에서 ‘자동차 극장’ 축구 응원이 탄생했다.

덴마크 프로 1부리그 경기에 등장 #자동차 극장식, 전광판 보며 응원

덴마크 프로축구 강호 FC 미트윌란은 2일 홈 구장 MCH아레나에서 열린 AC 호르센스와 정규리그 경기를 앞두고 홈 팬들에게 ‘드라이브 인(drive-in)’ 응원장을 제공했다.

경기에 앞서 경기장 외곽 주차장에 대형 스크린 2대를 설치한 뒤 홈 팬들의 차량 2000여 대를 입장시켜 자동차 극장과 엇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포터들은 자신의 차량 안에서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고,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 방송 중계를 들었다. 일부 팬들은 차량 외부에 유니폼과 응원용 머플러, 풍선 등을 내걸고 깃발을 흔들며 관중석 분위기를 냈다.

홈 구장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미트윌란 팬들. [AP=연합뉴스]

홈 구장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시청하는 미트윌란 팬들. [AP=연합뉴스]

덴마크 스포츠매체 TV2SPORT는 “자동차 응원에 참여한 팬들은 화장실을 가고 싶을 때 비상등을 깜빡이거나 한 팔을 창문 밖으로 내밀어 신호를 보냈다”면서 “구단 직원들이 해당 팬들을 화장실로 안내해 팬들 간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도왔다”고 보도했다.

주차장 응원에 참여한 한 팬은 TV2SPORT와 인터뷰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화장실을 가야했던 걸 빼면 대부분 순조로웠다. 미트윌란의 시즌 티켓 소지자들인 우리에겐 멋진 이벤트였다”고 말했다.

미트윌란 팬들이 홈 구장 주차장에 차량을 대놓고 축구 경기를 즐기고 있다. [AP=연합뉴스]

미트윌란 팬들이 홈 구장 주차장에 차량을 대놓고 축구 경기를 즐기고 있다. [AP=연합뉴스]

홈 팀 미트윌란은 호르센스에 0-1로 졌다. 팬들은 기발한 경기 응원 방식을 즐겼지만, 웃으면서 돌아가진 못했다. 미트윌란은 리그 재개 후 첫 경기에서 1패를 추가했지만, 시즌 승점 62점(20승2무3패)으로 2위 코펜하겐(53점)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두를 질주 중이다.

덴마크 프로축구 수페르리가(1부)는 올 시즌 팀당 23~24경기를 치른 상태에서 코로나19로 인해 3월9일에 중단됐다. 2개월 여만인 지난달 28일 리그가 재개돼 무관중 형태로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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