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들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에 동참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1일(현지시간) CNBC·CNN 등에 따르면 동부 뉴욕을 비롯해 휴스턴·캘리포니아·미시간 등 미국 전역에서 경찰관들이 이른바 '무릎 꿇기'를 하며 플로이드 사건에 사죄의 뜻을 전했다. '무릎 꿇기'는 한쪽 무릎을 꿇고, 다른 무릎은 세우는 자세로,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이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뉴욕 퀸스에서는 경찰관들이 시위대와 함께 인종차별로 숨진 흑인들의 이름을 부르며 추모 시위에 동참했다. 트위터 등 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경찰들이 시위대와 악수를 하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플로이드의 고향 휴스턴에서는 경찰들의 시위 참여가 가장 활발했다. 아트 아체베도 경찰 서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은 인종차별로 인한 불평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며 강력한 법적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체베도 서장은 인종차별 문제에 눈감는 미국인들에 격분해 시위에 동참한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 샌타크루즈에서는 경찰서장과 시장이 함께 나섰다. 앤디밀스 경찰서장과 저스틴 커밍스 시장은 지난달 30일 "흑인에 대한 경찰의 강압적인 폭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무릎 꿇기에 동참했다. 밀스 경찰서장은 트위터에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백인 경찰을 비판하며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구호도 적었다.
미시간 플린트에서는 크리스 스왓슨 제네시 보안관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시위대에게 다가갔다. 제네시 보완관은 "경찰이 시위대와 함께하겠다"며 "무력시위가 아닌 평화로운 추모 시위를 만들자. 시위대를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군중들도 "함께 걷자"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들의 '무릎 꿇기'를 하며 시위에 동참하자 미국 시민들은 박수와 함성, 자동차 경적 울리기 등으로 응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