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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도 밀어버렸다···전쟁터 된 이해불가 美 시위 현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루 가스가 터진 미국 미네소타주 시위 현장 속에서 카메라를 든 취재진이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루 가스가 터진 미국 미네소타주 시위 현장 속에서 카메라를 든 취재진이 서둘러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불타고, 총 쏘고, 때리고, 약탈하고…. 미국 전역이 전쟁터가 됐습니다.

[영상] 라이브로 수갑 차고 최루탄 맞아 #미국 전역 시위에 '극한직업' 된 기자들

전쟁의 시작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입니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관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숨졌습니다. 그가 숨지기 전 내뱉었던 '숨을 쉴 수가 없어요'(I can't breathe)를 외치는 시위대가 갈수록 늘어납니다.

뿌리 깊은 인종 차별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다시 떠오른 겁니다. 일부 시위대가 방화, 약탈 등에 나서면서 군이 동원되거나 통행금지령도 내려졌습니다.

시위대와 경찰의 대립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서부 시애틀 시내 한가운데에선 시위대가 경찰로부터 훔친 라이플총을 난사했습니다. 경관을 폭행하는 일도 발생합니다.

반면 동부 뉴욕 시내에선 바리케이드를 치고 진로를 막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차가 급히 가속하면서 밀어버리는 영상이 SNS에 올라왔습니다.

체포되거나, 최루탄 맞거나…. 미국 곳곳이 아수라장으로 변하면서 현장 취재 기자들도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플로이드가 숨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체포된 CNN 오마르 히메네스 기자가 대표적입니다.

지난달 29일 앵커에게 현장 상황을 설명하던 그는 기자증까지 보여줬지만 경찰관들에게 손이 묶였습니다. 같이 있던 프로듀서, 촬영 기자 등도 역시 플라스틱 수갑을 찼습니다. 경찰은 구금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체포 과정은 아침 뉴스 생중계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구금 몇 시간 뒤 석방됐습니다만,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은 이 문제를 크게 다뤘습니다. 흑인 기자가 백인 경찰에 체포된 모양새도 논란을 키웠습니다.

경찰이 시위 진압용으로 쏜 고무탄, 최루탄 등을 취재진이 맞는 일도 허다합니다. 베테랑 저널리스트 톰 아빌레스는 시위 현장 한가운데서 촬영하다 고무탄을 직격으로 맞았습니다. '악, 세상에…'라는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아픔을 참고 계속 카메라를 잡고 있었지만 몇초 지나지 않아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켄터키주 루이스빌의 취재팀은 생중계 도중 경찰이 정면에서 조준 발사한 '후추 스프레이'를 맞았습니다. 당황한 기자가 "왜 우리를 직접 겨누냐"고 소리칩니다. 스웨덴 특파원도 허벅지에 고무탄을 맞아 커다란 피멍이 들었습니다. 한 촬영 기자는 얼마나 아픈지 급히 뛰어가며 옷을 털어내다 조명까지 떨어뜨렸습니다.

영상 기사

언론사 자체가 공격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애틀랜타의 CNN 본사는 시위대 공격으로 유리가 깨지고 조형물이 망가지는 등 난장판이 됐습니다.

수난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체포·석방 후 현장으로 복귀한 CNN 히메네스 취재팀에겐 또 다른 고비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혼란의 소용돌이에 뛰어든 기자들의 수난기,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하세요.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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