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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위에 한인 26건 피해…1992년 LA 폭동 비극 떠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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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한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한 남성이 스케이트 보드로 상점 유리창을 깨려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한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에서 한 남성이 스케이트 보드로 상점 유리창을 깨려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면서 현지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다.

외교부에 따르면 1일 현재까지 미네소타주에서 10건, 조지아주 6건,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 6건, 캘리포니아주 3건, 플로리다주 1건 등 총 26건의 교민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주로 한인 상점들이 기물 파손 등의 피해를 본 것으로,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는 앞서 29일(현지시간) 주미 한국 대사관과 각 총영사관의 홈페이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시위 현장 접근을 자제하고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라”는 신변 안전 유의 권고를 발령했다.

3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 현지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A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 현지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했다. [AP=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는 “본부 차원에서는 1일부로 이태호 외교부 제2차관이 주재하는 재외국민 보호대책 본부를 설치하고, 미국 주재 10개 공관에 비상 대책반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2일 오전에는 이 차관 주재로 현지 공관들과 화상 대책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92년 LA 폭동 재현 우려’ 총영사 담화문 내

1992년 흑인 소요 사태 때 한인들에 대한 인명·재산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도 주말부터 비상 대책반을 가동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박경재 총영사는 담화문을 내고 “현지 공관이 교민 신변 안전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현장에서 벌어지는 위급 상황에 모두 대처할 수는 없다"면서 "자신의 생명과 신변 안전을 지키는 주체로서 당국의 지침을 잘 준수하고 위기 상황에 대처해달라”고 호소했다.

박 총영사는 특히 “1992년 4·29 폭동과도 같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두가 한마음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길에 함께 해달라”고도 했다.

3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시위대가 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시위대가 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LA에서는 92년 흑인 남성 로드니 킹의 과잉 체포 사건으로 항의 시위가 벌어지면서 한인타운이 약탈·기물파손 등의 큰 피해를 봤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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