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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바댄스’ 몰아쳤던 천안…82일만에 코로나 환자 모두 퇴원

중앙일보

입력

‘줌바댄스’ 여파로 100명이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충남 천안에서 환자가 모두 완치돼 퇴원했다. 첫 환자가 발생한 지 80여 일 만이다.

4·15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방역 현장을 찾아 관계자를 격려하고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

4·15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박상돈 천안시장이 지난달 16일 코로나19 방역 현장을 찾아 관계자를 격려하고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

 천안시는 지난 16일 천안의료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A씨(39·천안 107번째·충남 143번째)가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6일 영국에서 귀국한 뒤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을 받고 천안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당시 접촉자로 분류된 가족 4명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천안 107번 확진자, 16일 마지막 완치 판정 #2월25일 천안 첫번째 환자(47세 여성) 발생 #시민 자발적 참여·종교계 예배중단 등 동참

 천안에서는 지난 2월 25일 B씨(47·여)가 코로나19에 처음 감염된 뒤 A씨까지 10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첫 환자가 발생한 뒤 일주일 만에 감염자가 70명을 돌파하면서 지역사회가 바짝 긴장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 신천지교회’처럼 무차별적 확산을 우려해서였다.

 첫 환자 발생 한 달 만인 지난 3월 25일에는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으나 감염경로를 제대로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양승조 충남지사가 기자회견에서 “답답하다”라는 심정을 토로했다.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천안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승용차를 몰고 온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충남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천안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드라이브스루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승용차를 몰고 온 시민이 검사를 받고 있다. [중앙포토]

 천안지역 환자 107명 가운데 101명은 이른바 줌바댄스에 연관된 감염자였다. 강사와 수강생·가족·지인 등이다. 101명 중 여성이 70%(71명)나 됐고 남성은 30%(30명)에 지나지 않았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7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19명, 50대 13명, 20대 10명 등 순이었다. 9세 이하 어린이도 5명이었다.

 지난 3월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가 발표한 ‘운동시설을 통한 코로나19 집단발병 조사 결과’ 천안지역 운동시설(줌바댄스)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전국 5개 시·도로 확산했다. 줌바댄스로 인한 확진자는 116명(여성 87명·남성 29명)에 달했다.

 하지만 천안에서는 지난 3월 28일 확진자보다 완치자 수가 많아진 것을 시작으로 1일 확진자 수가 1명 수준을 유지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충남도와 천안시 등 방역 당국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종교계의 동참 등으로 확산 세가 크게 꺾인 것으로 분석했다.

충남 천안시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불당동 한 유흥주점 출입문에 충남도지사의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서를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천안시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불당동 한 유흥주점 출입문에 충남도지사의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서를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승조 충남지사는 천안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자 천안시 기독교총연합와 간담회를 갖고 현장예배 중단 등 협조를 당부했다. 천안에서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던 3월 중순 604곳의 교회 가운데 96.8%(585곳)가 예배를 중단하기도 했다.

 충남도는 천안에 비상방역대책단(단장 충남도 행정부지사)을 설치하고 현장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현장에는 충남도 자치행정국장이 상주하며 역학조사 진행 과정과 주민 불편사항 접수, 물품 지원 등에 나서기도 했다.

 천안은 인구가 65만3000여 명으로 충남도 전체(220만여 명)의 30%가량을 차지하는 중심 도시다. 2020년 예산이 1조9827억원으로 경제·문화적 파급효과가 가장 큰 도시다. 양승조 충남지사가 “천안을 지키는 게 충남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던 이유다.

지난 3월 3일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에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3월 3일 양승조 충남지사(왼쪽 둘째)가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에서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한편 4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세종에서는 지난 14일 해수부 공무원(50대 남성·세종 21번)이 완치 판정을 받고 격리 해제되면서 감염자가 모두 퇴원했다. 충남에서는 확진자 144명 중 140명이 퇴원했고 4명이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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