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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 '드라이브 스루'… 천안에서 사흘간 1400만원 물품 모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일 오후 충남 천안시 삼룡동 천안삼거리공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차량 이동형) 기부 장소에 승용차 한 대가 들어왔다. 차에는 40대로 보이는 남성과 6~7세가량의 여자아이가 마스크를 쓴 채 타고 있었다.

충남 천안시 삼룡동 천안삼거리공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기부장소에서 천안시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천안시자원봉사센터]

충남 천안시 삼룡동 천안삼거리공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기부장소에서 천안시자원봉사센터 봉사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 천안시자원봉사센터]

부녀는 마스크(15매)와 생필품이 담긴 종이 상자를 조심스럽게 건넨 뒤 “수고하세요”는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상자 안에는 여자아이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지(포스트잇)가 담겨 있었다. 메모에는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주세요’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당시 기부 물품을 접수한 자원봉사자는 부녀의 따뜻한 동참에 마음이 ‘울컥’했다고 한다.

의료진·취약계층 위해 시민 500여 명 참여 #김치·라면 등 식료품부터 마스크까지 다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줄어든 가운데 천안시와 천안시자원봉사센터가 마련한 드라이브 스루 기부에 시민의 참여가 잇따랐다. 정부 방침에 따라 이뤄진 ‘사회적 거리 두기’로 기부가 감소하자 새로운 방법으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한 것이다.

기부는 지난 2~4일 사흘간 이뤄졌다. 기부에는 시민 500여 명이 참여했다. 대부분 가족 단위로 자녀를 동반한 기부자가 많았다고 한다. 이들이 기부한 물품은 26종으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1400여 만원에 달한다. 기부 물품은 우유와 김치·라면·음료 등 식생활에 직접 필요한 물건부터 마스크 등 코로나19와 관련한 물건도 있었다.

천안시자원봉사센터는 시민이 기부한 물품을 14일 오전 천안의료원과 순천향대병원, 자원봉사단체 등에 전달했다. 병원 의료진에게는 방호복과 식료품,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는 생필품을 각각 전달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무료급식이 중단된 탓에 취약계층에는 도시락을 배달할 때 기부물품을 함께 보냈다.

천안시 허윤감 새마을협력팀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마음을 거리를 좁히기 위해 기획했다”며 “천안시민과 자원봉사단체, 자원봉사자 등이 다양하게 참여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 삼룡동 천안삼거리공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기부장소에서 천안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가 봉사단체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자원봉사센터]

충남 천안시 삼룡동 천안삼거리공원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기부장소에서 천안시자원봉사센터 관계자가 봉사단체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천안시자원봉사센터]

천안시자원봉사센터에는 시민 17만여 명이 회원으로 등록해 활동 중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마스크 9000여장을 제작, 취약계층에 전달하기도 했다. 충남자원봉사센터와 함께 생필품을 담은 ‘안녕 키트’를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김용석 천안시자원봉사센터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과 의료진을 위해 물품을 모아준 시민께 감사드린다”며 “코로나19의 조속한 종식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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