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찾았다,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중앙일보

입력

LG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뉴스1]

LG 4번타자 로베르토 라모스. [뉴스1]

드디어 LG가 찾았던 4번타자가 온 것일까. LG 트윈스가 로베르토 라모스(26·멕시코)의 홈런포를 앞세워 더블헤더 2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더블헤더에서 1,2차전을 싹쓸이했다. 1차전에서 선발 케이시 켈리가 호투를 펼쳐 3-1로 이겼다. 2차전에선 2-3으로 뒤지던 8회 말 라모스의 동점 홈런과 채은성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5-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LG는 지난 2009년 6월21일 잠실에서 삼성을 상대로 6-5, 8-1로 모두 이겼다, 그리고 11년 만의 더블헤더도 모두 챙겼다. 7승3패가 된 LG는 5위에서 공동 2위로 세 계단을 뛰어올랐다.

초반 LG가 상승세를 타는데는 4번 타자 라모스의 역할이 컸다. 라모스는 10경기 타율 0.400(35타수 14안타), 4홈런, 7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8위, 홈런은 2위. OPS(장타율+출루율)은 1.329로 KIA 프레스턴 터커에 이은 2위다. 특히 넓은 잠실구장 한가운데를 넘길 만큼 인상적인 파워를 뽐냈다. 그동안 LG가 힘있는 외국인 타자들을 뽑았지만 라모스만큼 초반 임팩트가 강한 타자는 드물다. 볼넷 6개, 삼진 8개로 유인구를 잘 참는다는 장점도 있다.

사실 개막 전까지 라모스에겐 물음표가 붙었다. 라모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지훈련 뒤 멕시코로 돌아갔다. 자율연습을 하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자가격리까지 거쳐 팀 연습량이 적었다. 연습경기에선 홈런 없이 타율 2할에 그쳤다. 하지만 개막 이후 정확도와 파워 모두 기대 이상이다.

한국에서 처음 더블헤더를 치른 라모스는 "정말 긴 하루였다. 하지만 우리가 두 번 다 이겨 좋다. 팀 승리에 기여해서 좋다"고 했다. 사실 마이너리그에선 더블헤더가 일상적이다. 라모스는 "비가 오면 더블헤더를 하는 게 야구다. 두 번 다 이겨 좋다. 11년만의 더블헤더 승리에 기여해서 좋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해선 "느낌이 좋았다"며 "잠실이 크긴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홈런도 신경쓰지 않고,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현재 컨디션에 대해선 "100%"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모스는 "언제까지 연승을 이어갈지 모르겠다. 투구, 타격, 주루까지 톱니바퀴처럼 잘 이뤄지고 있다.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좋은 기운이 이어지고 있어 연승이 이어질 것 같다"고 웃었다.

라모스는 이날 주루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1차전 6회 말 1사 2루에서 박용택의 안타 때 정지를 지시한 김재걸 3루 코치와 부딪힐 뻔 했다. 그대로 홈으로 쇄도한 라모스는 다행히 득점에 성공했다. 라모스는 "내 실수였다. 좋게 넘어가서 다행이지만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라모스는 젊고, 활발한 성격이다. 전지훈련 당시 이형종을 인터뷰하는 취재진을 따라 자신도 녹음하는 척 제스처를 취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 뒤 "제일 열정적인 팀 동료를 꼽아달라"는 질문엔 "한 명만 뽑으면 동료들이 서운해 한다"고 답했다. 이미 LG 팀원으로 녹아들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