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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프로축구 트렌드, K리그에 물어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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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토트넘 SNS]

[토트넘 SNS]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개막한 한국 프로축구 K리그가 세계축구 트렌드 세터로 자리매김했다.

해외구단들, 한국 선수에 주목 #한국식 응원·세리머니도 인기

지난 8일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2020 K리그1(1부리그) 개막전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축구팬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 축구팬 360만여 명이 지켜본 이 경기를 기점으로 이른바 ‘K풋볼’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양새다.

K리거에 대한 주목도부터 높아졌다. 해외 구단 관계자들이 K리그 경기를 지켜보며 스카우트 대상을 찾는다. 미국프로축구(MLS) 밴쿠버 화이트캡스 사령탑 마크 도스 산토스(43) 감독은 K리그 개막전 생중계를 시청하며 ‘선수 영입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는 지난 13일 MLS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K리그는 우리 팀에 익숙한 시장이다. 모든 선수가 잠재적 영입 대상”이라고 말했다. 밴쿠버는 이영표(43)가 은퇴 직전(2012~13년)까지 몸담은 팀이다. 현재도 한국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24)이 뛰고 있다.

악셀 슈스터(47) 밴쿠버 단장은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K리그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K리그 중계를 보며) 우리 팀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체크했다”고 말했다. 슈스터 단장은 K리그 소속 선수와 이적 협상을 위해 올해 초 우리나라를 찾기도 했다.

K리그의 신개념 응원 방식은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 영향을 미쳤다. 몇몇 팀들이 무관중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서포터즈 응원을 녹음해 앰프로 틀었는데, 독일 방송사가 이 방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분데스리가 중계에 반영할 예정이다. 16일 재개하는 분데스리가 생중계에 관중들이 웅성거리는 듯한 음향 효과를 덧입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한 국내 에이전트는 “최근 유럽에서 한국 선수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K리그 경기 운영 방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고 했다.

오른손 엄지를 세우고 왼손으로 받치는 ‘덕분에 세리머니’는 K리그를 대표하는 골 세리머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전파됐다. 손흥민(28)의 소속팀 토트넘은 13일 트위터 계정에 한글로 ‘의료진 덕분에, 감사합니다’라고 적고, 엄지손가락을 든 수탉 마스코트(사진)를 올렸다.

토트넘은 트위터에 한글로 “이동국(41·전북) 선수가 K리그에서 선보인 ‘덕분에 세리머니’를 보고 감동 받았다. 한국 의료진의 노고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고 썼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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