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홀, 영화관, 영안실까지…. 전 세계 공항이 생존을 위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에 여행객이 뚝 끊기면서다. 9일(현지시각) 미 교통보안청(TSA)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 평균 250만명에 달했던 미국 내 공항 이용객 수가 2020년 3월 말 이후에는 2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각국이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여행제한에 나서면서다. 10일 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손을 놓고 있던 공항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텅 빈 활주로와 터미널을 활용해 코로나 19 극복을 돕고, 지친 시민들을 달랠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는 곳들이 생겨나고 있다.
공항에서 듣는 맞춤형 클래식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열린 일대일 콘서트. [슈투트가르트 공항 홈페이지 영상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07f7aa3f-94f1-4f0a-ba68-a3d3fe2a9816.jpg)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열린 일대일 콘서트. [슈투트가르트 공항 홈페이지 영상 캡처]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의 터미널은 매일 오후 2시 30분 클래식 공연이 열리는 콘서트홀로 탈바꿈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한다는 의미로 초대하는 관객은 단 사람, 일대일 맞춤형 콘서트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열린 일대일 콘서트. [슈투트가르트 공항 홈페이지 영상 캡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4ef107b0-c376-449f-b595-537dccbbdfaf.jpg)
독일 슈투트가르트 공항에서 열린 일대일 콘서트. [슈투트가르트 공항 홈페이지 영상 캡처]
공연은 온라인 예약제로 운영되며 유명 음악가들의 재능 기부로 채워진다. 관람료는 독일 오케스트라 단체를 위해 전액 기부한다.
공항 주차장에서 영화를…자동차 극장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국제공항이 드라이브 인 형식의 극장을 오픈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f8784dad-dc30-4374-bbff-515f6a82fcf2.jpg)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국제공항이 드라이브 인 형식의 극장을 오픈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리투아니아의 빌 뉴스 공항은 거대한 드라이브인 영화관으로 변신했다. 지난달 29일 ‘항공시네마-여행의 시작’(Aero cinema-The Journey Begins)프로젝트-빌뉴스 국제 영화제(Vilnius IFF)를 열기 시작한 것.
공항 측은 코로나 19가 앗아간 여행의 설렘을 되찾기 위해 영화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국제공항의 주차장에서 운영하는 드라이브 인 씨어터. 관객은 각자의 차안에서 영화 '파라사이트'를 관람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505c0e08-ca77-458e-b123-a927edf34b27.jpg)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국제공항의 주차장에서 운영하는 드라이브 인 씨어터. 관객은 각자의 차안에서 영화 '파라사이트'를 관람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공항 내 주차장·하역장·탑승장 등에 5층 건물 높이의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자동차 200대가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사람들은 차에 탄 상태로 서로 격리된 채 영화를 관람한다. 티켓은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수 있고, 한 차에 2명까지만 탑승할 수 있다.
비행기 주차장으로 변신한 활주로
코로나 19로 하늘길이 닫히면서 항공기도 갈 길을 잃었다. 미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 4대 항공사 중 하나인 아메리칸 항공은 4월 한 달 동안 5만5000편 이상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했다. 국제선에서는 평소 운항 건수의 75%, 국내선은 30%가 멈춰선 셈이다.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 국제공항에 주차된 델타항공 여객기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9471ca56-5372-40c1-a7bf-e7d7b9eda2c2.jpg)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 국제공항에 주차된 델타항공 여객기들. [로이터=연합뉴스]
일부 공항은 오갈 곳 없는 항공기를 위해 활주로까지 내줬다. 900대 이상의 항공기를 보유한 미국 델타 항공은 운영이 중단된 여객기 600대를 애틀랜타의 하트 필드 잭슨 국제공항으로 보냈다. 유나이티드의 항공기는 플로리다 올랜도 국제공항을 안식처로 삼았다.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소속 항공기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활주로에 주차돼 있다. [AP=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1be9e00a-8d8c-4894-8459-ba7152d40624.jpg)
독일 루프트한자항공 소속 항공기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 활주로에 주차돼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국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의 전용 주차장이 됐다.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 영국 글래스고 공항과 본머스 공항 등도 활주로와 유도로 등을 항공기 보관소로 활용하고 있다.
격납고는 영안실·병원·의료용품 창고로
지난 3월 말 영국 버밍엄 공항은 항공기 점검·수리하는 격납고에 임시 영안실을 마련했다. 코로나 19 사망자 수가 급증하면서 시신을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아지면서다.
![중국 샹하이 공항에서 런던으로 가는 버진 애틀랜틱 특별 전세 비행기에 실리는 의약품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621ec06c-7380-4362-8cfe-3c1c4e52b18b.jpg)
중국 샹하이 공항에서 런던으로 가는 버진 애틀랜틱 특별 전세 비행기에 실리는 의약품들. [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은 의료용품 창고로 변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코로나 19 진단 키트·의료품·의료기기 등을 보관하기 위해서다. 의료용품을 수입하기 위해 화물기 운항도 평소보다 53% 늘렸다. 여객기 운항 횟수보다 많다.
![중국에서 의약품으로 싣고 영국으로 향하는 버진 애틀랜틱 특별 전세 비행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921f257a-f5d0-4823-9f97-dae2c239d037.jpg)
중국에서 의약품으로 싣고 영국으로 향하는 버진 애틀랜틱 특별 전세 비행기.[연합뉴스]
미 아메리칸 항공은 아예 여객기를 화물기로 바꿨다. 탑승객들이 타야 할 자리는 코로나 19 격리 자들에게 전달할 음식과 의약품이 차지했다. 벗진 대서양 항공은 활주로에 서 있는 여객기를 의료용품 화물 창고로 이용하고 있다.
터키는 이스탄불 투르크 공항 활주로 3개 중 2개를 폐쇄하고, 그곳에 코로나 19 병원을 짓기로 했다.
![터키 이스탄불의 코로나19 치료 병원 건설현장. 아타튀르크 공항의 타맥 옆에서 건설 차량이 작업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5/12/06c6cd68-9748-4186-b5aa-1fcf5212ef19.jpg)
터키 이스탄불의 코로나19 치료 병원 건설현장. 아타튀르크 공항의 타맥 옆에서 건설 차량이 작업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