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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비 21조원 아마존처럼, 네이버도 유료 구독 서비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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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네이버 멤버십

네이버 멤버십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 네이버가 구독 서비스를 시작한다. 매달 구독료를 내면 쇼핑·음악·웹툰 등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를 쓸 수 있는 유료 상품이다. 네이버의 플랫폼 파워가 멤버십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내달 1일 월1만원선 멤버십 출시 #웹툰·쇼핑·음악 등 묶어서 이용 #월 1000만명 페이 결제자 첫 타깃 #카카오도 TF 두고 유료화 준비

11일 네이버는 “다음달 1일 유료 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첫 번째 타깃은 네이버페이와 쇼핑 등 각종 e커머스 서비스를 활발하게 쓰는 이용자다. 월 결제자가 1000만 명이 넘는 네이버페이는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온라인 가맹점 30만 개, 오프라인 가맹점 10만 개를 확보했다. 네이버는 “멤버십에 가입한 뒤 네이버쇼핑·스마트스토어에서 결제를 하면 결제금액 5%까지 캐시백 포인트로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플랫폼 내부에서 결제할 때만 이 같은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캐시백은 월 최대 20만원까지로 제한된다.

네이버 멤버십 회원은 ▶유료 웹툰·시리즈를 볼 수 있는 쿠키 20개(웹툰 10편) ▶음악 서비스 바이브에서 음원 300회 ▶최신 영화·방송 2편을 볼 수 있는 캐시 ▶클라우드 100GB 이용권 ▶오디오북 대여 할인 쿠폰 등 각종 콘텐트 서비스 4개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매달 다른 디지털 콘텐트를 이용해도 상관없다.

네이버·카카오 등 포털이 웹툰·음악 등을 유료 서비스로 내놓기는 했어도, 이번처럼 서비스를 묶어 멤버십 형태로 출시한 것은 처음이다. 서비스를 기획한 한재영 네이버 리더는 “쇼핑·웹툰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트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유용할 것”이라며 “베타 서비스를 해보고 제휴사와 혜택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료 멤버십‘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아마존 프라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유료 멤버십‘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아마존 프라임’.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네이버는 멤버십을 통해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한다. 네이버 이용자들을 한데 묶고 서비스 충성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본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쇼핑·웹툰·클라우드 등 각종 네이버 서비스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네이버 안에서 계속 돈을 쓰도록 유도하는 효과적인 수단인 셈이다.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공통된 트렌드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구독형 멤버십 ‘올프라임’을 출시했다. 월 9900원을 내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음악 플랫폼 ‘플로’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11번가’ 쇼핑몰을 이용하면 포인트를 추가로 적립해준다. 디지털 콘텐트와 커머스 서비스 혜택을 묶었다는 점에서 네이버 멤버십과 비슷하다. 카카오도 구독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유료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S(Subcription·구독)-TF’에서 각종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서비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디지털 구독경제의 성공 모델은 미국 아마존이다. 아마존의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은 매달 약 12.99달러(약 1만 5800원)를 내면 빠른 배송 서비스를 보장받는다. 아마존 뮤직에서 무제한 음악감상도,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서 영화 시청도 할 수 있다. 2004년에 시작한 이 서비스는 현재 전 세계 17개국에서 가입자 1억50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구독료는 국가별로 상이하지만 현재 가입자 수와 연회비를 계산해보면 아마존은 매년 약 21조원을 연회비로 벌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의 멤버십 실험의 성패는 합리적인 가격대인지, 그에 맞는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할지에 달려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멤버십 서비스로 제공하는 디지털 콘텐트 가격을 토대로 월 회비가 약 1만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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