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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발 2차 감염 벌써 11명…고개 숙인 정은경 "송구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발생 확진자가 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총 54명"이라고 밝혔다. 뉴스1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지역 발생 확진자가 늘고 있는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현재까지 총 54명"이라고 밝혔다. 뉴스1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0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낮 12시 기준 총 54명”이라고 밝혔다. 첫 확진자인 ‘용인 66번 환자(29세 남성)’가 6일 확진된 후 사흘째인 전날까지 관련 확진자가 27명이었고, 하루 만에 배로 늘어난 것이다. 66번 환자는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 5곳(킹클럽, 퀸, 트렁크, 소호, 힘)과 주점을 방문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 나흘 만에 54명 #동료, 지인, 가족 등 2차 감염이 20% 차지 #정은경 "이태원 집단발병…송구한 마음"

확진자 54명 중 서울이 30명으로 가장 많고 경기 14명, 인천 6명, 충북 2명, 부산 1명, 제주 1명이다.
감염경로별로 분류하면, 용인 66번 환자를 포함해 이태원 클럽 직접 방문자가 43명이고, 가족·지인·동료 등 기타 접촉자가 11명이다. 총 확진자 54명 가운데 2차 감염이 11명으로, 벌써 2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클럽을 방문한 7명의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가족, 지인 등 11명을 전염시켜 2차 전파 사례가 확인됐다”며 “전파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전염력이 높은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어 “지역사회에 추가적인 전파 차단은 시간 싸움으로,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4월 말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소재 유흥시설을 방문한 분들은 모두 외출을 자제하고, 증상유무와 관계없이 신속하게 진단검사를 받아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지표환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이태원 킹클럽을 다녀간 2일 이외에도 4, 5일 해당 클럽을 다녀간 이들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옴에 따라 역학조사 대상을 대폭 늘리고 있다. 정 본부장은 “당초 2일 방문자 중심으로 1600~1900명을 말씀드렸는데 (4월 말~5월 6일 기간) 방문자 수가 계속 늘어나 현재는 6000~7000명 정도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방문자 명단을 서울시가 파악해 연락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47명으로 늘어났다. 서울·경기·인천·충북·부산에 이어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태원발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2차 감염자가 속출하고 이태원 클럽 방문자 중 상당수는 연락마저 닿지 않아 향후 감염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10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 후 폐쇄된 서울 용산구의 한 클럽의 모습. 2020.5.10/뉴스1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태원 클럽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자 수가 47명으로 늘어났다. 서울·경기·인천·충북·부산에 이어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됐다. 이태원발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더욱이 2차 감염자가 속출하고 이태원 클럽 방문자 중 상당수는 연락마저 닿지 않아 향후 감염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진은 10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 후 폐쇄된 서울 용산구의 한 클럽의 모습. 2020.5.10/뉴스1

정 본부장은 “직장 동료, 지인, 가족 위주의 2차 전파에서 그외 접촉자로 확산된 3차 전파 사례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는 2일 킹클럽 방문자 중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양성률이 가장 높다”고 했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 확진자 54명 중 무증상 감염이 상당수 발견되고 있어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54명 환자(확진자)들 중에서는 무증상으로 진단된 경우가 30%정도 되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지는 용인 66번 환자와 다른 확진자 등 두 명이 2일 증상이 나타나 발병일이 가장 이르고 감염경로를 추적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무증상 시기 전염력이 상당히 높아 ‘조용한 전파’를 우려해왔다. 특히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에 노출된 의료시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칫 의료진 감염이나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현재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확진자가 입원해 있는 인천의 한 정신병원은 입원 환자와 종사자에 대한 전수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확인됐다. 마찬가지로 성남의료원 간호사가 이태원 클럽 방문 후 확진돼 이 의료원에 의료인에 대한 전수검사가 진행 중이다.

정 본부장은 “건강한 청장년층은 코로나19에 걸려도 큰 증상 없이 회복되지만 이러한 유행이 지역사회에 누적되고 고령자나 기저질환자가 이에 노출되면 굉장히 치명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그러면서 “방역당국 입장에서 밀폐되고 밀접한 접촉이 일어나는 유흥시설·종교시설에 대한 우려를 많이 했는데, 그런 우려가 이태원 클럽의 집단발병으로 나타나 굉장히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왼쪽)이 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왼쪽)이 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 및 확진 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지난 8일부터 클럽 등 유흥시설에 대한 운영 자제 행정명령을 한 달 간 발동했지만 PC방, 종교시설 등 고위험 시설에 대한 감염 확산 우려는 커지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 본부장은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도 고위험 시설에 대한 감염예방수칙이 있지만, 지키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시설 입장 숫자를 줄이거나 엄격한 관리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처럼 집합금지명령을 내려 영업 중단을 시키는 것도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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