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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고교 깜짝 방문…文 “수업하기 어렵겠다”, 교사 “유튜버가 된 느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등교개학을 앞둔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급식실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등교개학을 앞둔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급식실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청와대 식당보다 더 좋네. (참석자들 웃음) 청와대 식당은 마분지로 칸막이를 해놨어요.”

오는 13일 고등학교 3학년 개학을 앞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중경고를 깜짝 방문했다. 학교 방역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급식실을 둘러보며 김승겸 중경고 교장이 “한 학년이 식사를 하고 나면 더 깨끗한 식탁에서 할 수 있도록 중간 쉬는 타임에 교체를 해서, 그다음 학년들은 깨끗한 곳에서 식사를 하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하자, 문 대통령은 농담을 던졌다.

신선경 영양사는 급식실 방역과 관련, “학생 접촉이 많은 식탁과 주요시설 기구에 대해서는 매일 오전, 오후 2회에 걸쳐 알코올 소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사이 거리를 두기 위해 급식실 자리 사이사이엔 앉으면 안 된다는 의미로 ‘X’ 표시가 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배식 시설을 보니까 상당히 안심이 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등교개학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등교개학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상과 방역을 함께 해나가는 ‘생활 속 거리두기’의 성공은 학교 방역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제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라고 말했다. 참석한 학부모들에겐 “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언제나 아이들의 건강과 교육”이라며 “와서 보니 크게 걱정 안하셔도 될 것 같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상적인 개학이 늦어지며 낯선 생활을 하게 됐는데 그동안 학부모님들, 학생들 모두 잘 견뎌줬다”며 “낯선 방식의 교육을 하면서도 교육 현장을 지켜주시고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노력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나는 교육 당국, 방역 당국, 학교, 학부모도 그렇고 다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긴장해서 대비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잘 될 거라고 자신을 가지고 싶다”고 했다. 또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평소 지병이 있는 아이들, 가령 천식을 앓고 있으면 기침을 할 텐데, 그러면 주변에서 이상하게 본다든지 할 수가 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심리적 방역’을 학교에서 잘 챙겨 주시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등교개학을 앞둔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온라인 수업 중인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등교개학을 앞둔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온라인 수업 중인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실시간 쌍방향 원격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과학 수업을 참관했다. 정수아 교사는 “지금 선생님이 엄청나게 서프라이즈, 너무 너무 귀한 손님 소개해 드릴 거예요”라고 말하고, 문 대통령을 소개했다. 하지만 순간 화면이 멈췄다.

▶정 교사=“어떡해….”
▶학생들=“화면이 멈췄어요.”
▶정 교사=“지금은 어때요? 나오죠?”

몇 초 뒤 화면이 복구됐고 학생들의 웃음 소리가 들렸다. 문 대통령은 “선생님이나 친구들 직접 보지 못하고 집에서 이렇게 온라인으로만 수업하니까 많이 답답했죠?”라고 물었다. 수줍어서 카메라 밑으로 사라진 학생들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정 교사의 부탁으로 학생들이 낙서하는 유리창에 노란 형광색 마커펜으로 ‘코로나 함께 이겨내요!’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과 정 교사는 이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정말 이게 혼자 이렇게 수업하시기가 굉장히 어렵겠어요.”
▶정 교사=“네, 유튜버된 느낌입니다.” (웃음)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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