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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인인사이트] 어부 사진 대신 바지락 술찜 사진… 제철회 배송 '오늘회'의 스토리텔링 노하우는

중앙일보

입력

온라인의 판매 페이지를 보면 제철회의 신선함을 강조하기 위해 바다, 어부(생산자), 생선 사진을 쓰잖아요. 오늘회는 이런 사진을 모두 뺐어요. 돼지고기나 소고기를 팔 때 목장이나 도축 과정을 보여주진 않잖아요. 대신 고객 입장에서 편해 보이고 예뻐 보일 수 있도록 했죠. 동해 여행에서 맛본 제철회나, 먼저 주문한 고객이 함께 맛본 메뉴를 보여주며 먹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유도하죠.  

전국 각지에서 제철 수산물을 사들여 직접 배송해주는 서비스인 ‘오늘회’의 김재현 대표는 “마케팅의 중요한 요소인 스토리텔링을 어떻게 차별화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2017년 3월 출발한 오늘회는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늘회는 제품의 생산자 보다는 고객 경험에 집중해 스토리텔링을 한다. [사진 오늘회]

오늘회는 제품의 생산자 보다는 고객 경험에 집중해 스토리텔링을 한다. [사진 오늘회]

제철회는 e커머스 시장에서 '최고 난이도'로 꼽히는 제품군이다. 제품 기획과 배송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신선식품, 그 중에서도 조금만 신선도가 떨어져도 티가 나는 제철회를 내세운 오늘회는 등장만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꾸준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에 더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4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총 48억원의 누적 투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쇼핑 채널의 중심축이 e커머스로 옮겨오면서, 오늘회도 이용자가 늘었다. 실제로 오늘회의 3월 매출은 전달 대비 60% 상승했다. 김 대표는 “오늘회를 언제 시켜볼까 생각했던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주문하는 기회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늘회의 승승장구엔 이외에 어떤 브랜딩 전략이 숨어있을까.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이 오는 18일부터 온라인으로 진행하는〈폴인스터디 : 빅마켓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에서 스토리텔링 전략을 주제로 그에게 강연을 부탁한 이유다.

마켓컬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재현 대표는 "신선 식품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회를 다룰 수 있다면 다른 신선식품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사진 오늘회]

마켓컬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던 김재현 대표는 "신선 식품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회를 다룰 수 있다면 다른 신선식품도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사진 오늘회]

위메프와 마켓컬리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러다 오늘회를 창업한 계기는.   
4~5년 전 e커머스 업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며 신선식품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당시 e커머스에서 신선식품은 매력적이지 않았다. 지금은 소분 포장이 많아졌지만 그때만 해도 대량 판매 형태였다. 예를 들어 바나나나 옥수수를 대용량으로 판매했는데 배송되는 동안 망가질 수도 있고 양이 많으니 받았을 때 처치곤란이 되기 쉬워서 주문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신선식품은 결국 마트에서 사는 게 정답인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다보니 ‘배송 상태를 바꾸거나 품질을 믿을 수 있도록 만들면 신선식품도 온라인에서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신선식품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회를 빨리, 먹기 좋게 배달하면 다른 신선식품도 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브랜드나 상품을 스토리텔링 할 때 가장 신경 쓴 점은. 
창업 초기부터 상품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예를 들어 수산물이다 보니 스티로폼 박스 안에서 얼음이 녹아 물이 돼 있다거나, 배송받았을 때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는 점부터 개선해 나갔다. 결국 이러한 지점은 고객 경험과 맞닿아 있다. 제품을 받았을 때 고객에게 어떤 경험인지를 생각해야 하는데, 생소한 수산물이라면 식감이 어떤지, 어떤 맛인지를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어떻게 먹는지를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삼치회는 퍽퍽하고 살이 물러서 회로 즐겨 먹지 않는데 여수에선 묵은지나 김밥 위에 얹어 먹는다. 이러한 경험을 사진에 담아 소개한다.  
e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후기다. 공산품이 아닌 상품은 후기가 절대적이다. 예를 들어, 생수나 콜라는 어떤 맛인지 알기 때문에 후기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회는 정량화하기 어려운 만큼 직접 이용한 고객의 정성적 후기가 가진 영향력이 크다. 상세하게 레시피를 쓰고 잘 세팅한 사진을 올려놓아도, 고객은 잘 읽지 않을 뿐더러 와닿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고객이 예쁘게 세팅해서 올린 후기는 '나도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직접 구매한 고객의 포토후기 약 4만 개를 기반으로 꿀조합 장바구니 서비스를 만든 것도 이때문이다. 고객의 사진 후기 속 메뉴들을 보여줌으로써 획일화된 상품 나열 방식에서 벗어난 서비스로 고객의 만족도도 높다.
김재현 대표는 e커머스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 후기를 강조했다. 오늘회는 실제 고객 후기를 활용한 꿀조합 장바구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오늘회]

김재현 대표는 e커머스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 후기를 강조했다. 오늘회는 실제 고객 후기를 활용한 꿀조합 장바구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오늘회]

배달 앱을 쓰면 한 시간 내에 동네 횟집의 회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오늘회를 이용하는 이유는.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횟집에선 광어·우럭·연어·모둠회에 계절 메뉴 한두 가지를 주문할 수 있는데 오늘회는 제주·거제·신안·동해 등 전국에서 나는 다양한 제철수산물을 고를 수 있다. 요즘엔 자연산 딱새우, 갑오징어, 참돔, 성게알 같은 수산물부터 탕이나 초밥, 유명 맛집과 협업한 메뉴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할 수 있는 비결은.  
오전에 제조 업체에 상품을 발주하면 정해진 시간에 우리 물류센터에 제품이 도착한다. 이를 오늘회가 직접 배송한다. 우리가 직접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가동하려면 소품종 대량생산을 해야 한다. 효율화를 위해 공장 라인을 계속 가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생산과 제조를 노하우가 있는 전문 업체에 맡기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오늘회는 전문가가 제대로 만든 제품을 고객에게 잘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 
유명 맛집과 협업도 진행중이다. 효과가 있나.  
오프라인 업체들도 온라인 배송을 하고 싶어하는 니즈가 높아졌다. 코로나 19처럼 통제가 어려운 외부 변수에 따라 오프라인의 매출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성껏 만든 음식의 형태가 망가지는 게 우려한다. 이들에게 오늘회의 배송 시스템을 소개하고 함께 하면서 온라인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오늘회 입장에선 유명 맛집의 고객에게 우리 서비스를 경험해보도록 할 수 있어 윈윈이다.
폴인스터디 '빅마켓을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에선 다양한 브랜당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사진 폴인]

폴인스터디 '빅마켓을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에선 다양한 브랜당 전략을 배울 수 있다. [사진 폴인]

김 대표는〈폴인스터디 : 빅마켓 사로잡은 F&B 스몰브랜드의 빅브랜딩〉에서 더 많은, 그리고 구체적인 브랜딩 비결을 풀어놓는다. 제한된 인원이 온라인으로 강연을 듣고 함께 공부한 내용을 토론하는 형태다. 스터디에선 F&B 전문 홍보회사 PR5번가 이지민 대표의 브랜딩의 시작인 콘텐츠 찾는 법, 제주맥주 권진주 CMO의 경험 마케팅 전략, 고기리막국수 김윤정 대표의 마음을 사로잡는 호스피탈리티 등 규모는 작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빅마켓을 사로잡은 F&B 브랜드의 비즈니스 경험을 통해 브랜딩 전략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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