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징후 아직 미미, 환자불편만 가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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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의 집단폐업이 시작된 20일 부산지역은 전공의들의 집단병원 이탈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들이 정상 및 부분진료활동에 나서 의료대란 징후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동네의원의 대부분이 문을 닫은 것으로 파악되는데다 정상 및 부분 진료에 나서고 있는 종합병원과 병원도 그나마 소수인력으로 응급실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큰 혼란이 예상된다.

부산시의약분업 비상대책본부가 20일 오전 부산지역의 26개 종합병원과 65개 병원을 대상으로 현지방문 등을 통해 진료여부를 조사한 결과, 부산대병원과 동아대병원 등 38개 기관이 응급실 운영 및 외래진료 등 정상진료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정상진료병원중 부산대병원 등 6개 기관은 전공의들이 없는상태에서 평상시와 같은 근무체제를 갖추고 있는데 평소보다 많은 환자들이 오전부터 몰려 환자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이들 외에 나머지 32개 병원도 일단 정상진료기관으로 분류는 됐지만 응급실을 통한 외래진료가 고작이어서 환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또 봉생병원 등 41개소는 외래진료는 불가능하며 약간명의 의사를 중심으로 응급실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고, 나머지 12개 병원은 응급실 운영조차도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의원은 1천659개중 20일 오전 9시 현재 90% 이상이 문을 열지 않아 환자들이 정상진료기관을 찾아 발길을 돌리고 있으며, 연일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시내 약국은 이날도 미리 약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아침일찍부터 붐볐다.

부산시는 시와 구.군 공무원 3백20여명을 동원, 문을 열지 않은 의원에 파견해 정상진료를 독려하고 있으며, 119구급대 등을 응급 및 수술이 불가능한 종합병원과 병원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메리놀병원 전공의 80여명이 이날 오전 교수들에게 환자인수인계를 마친 뒤 황령산야영장에 집결, 농성에 돌입한 것을 비롯 종합병원과 일반 병원 전공의들도 이날 오전 일제히 병원을 떠나 개별 집결지에서 시위 및 농성에 돌입했다.(부산=연합뉴스) 신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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