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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황금연휴 인파에 떠는데···워크숍 간 전주시의원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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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술(가운데) 전주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7일 강동화 부의장,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 뉴스1

박병술(가운데) 전주시의회 의장이 지난달 7일 강동화 부의장,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극복을 위한 긴급회의를 열고 있다. 뉴스1

전북 전주시의회 의원들이 휴일인 어린이날을 끼고 제주도로 워크숍을 떠나 논란이 일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끝나지 않아 "워크숍을 핑계 삼아 놀러 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작 황금연휴 기간 코로나19 사태 후 가장 많은 관광객이 몰린 제주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 더 연장했다.

박병술 의장 등 7명, 2박 3일 제주 워크숍 #추경 예산안, 후반기 의장단 구성 등 논의 #"워크숍 핑계 삼아 놀러간 게 아니냐" 지적 #"코로나19 상황 진정돼 장소 안 바꿔" 해명

 4일 전주시의회에 따르면 박병술 전주시의회 의장과 강동화 부의장,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 등 7명은 이날부터 6일까지 2박 3일간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워크숍을 열었다. 의원들은 전주시 추가경정예산안과 후반기 의장단 구성, 시 현안 사업 등을 논의하고 임시회 시정 질문 등을 준비하기 위해 워크숍을 계획했다. 워크숍에는 국내 여비 명목의 시의회 예산이 쓰인다.

 이를 두고 전주시의회 안팎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은 시점에 워크숍 장소를 인파가 북적이는 제주도로 택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이 제주를 떠나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장이 제주를 떠나는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스1

 이창엽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코로나19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끝나지 않은 데다 제주도지사도 (제주)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상황에서 워크숍을 핑계로 제주도에 갔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며 "연휴를 틈타 제주도에 놀러 간 것이라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처장은 "정치인으로서 모범을 보이지 않아도 되니 적어도 상식적 수준의 행동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2박 3일 워크숍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전주시의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워크숍 일정을 계속 미루다가 상황이 비교적 진정됐다고 보고 워크숍 장소를 바꾸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제주도 워크숍에 참석한 한 시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이 내일(5일)이면 끝나지 않느냐"며 "좀 서둘러서 온 측면이 있긴 하지만 의원들이 소통하는 부분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제주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방역 체계를 전환하는 정부 방침과는 별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직원 조회에서 "제주는 공항과 항만이라는 관문을 통해 관광객이 들어오고 이동 동선과 사회적 접촉이 많기 때문에 전국이 생활 방역으로 완화하더라도 제주 나름의 튼튼한 방역 체계를 유지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엿새간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은 약 17만5700명이다. 연휴 기간 관광객의 60%는 인파 속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도 지켜지지 않아 방역 당국도 애를 태웠다.

전주·제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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