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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중앙의료원 이전 건의에···중구 "지지" 서초구 "협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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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의 모습. 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중구 을지로에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서초구 원지동이 아닌 중구 방산동으로 이전하자고 공개 제안하면서 지자체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중구는 "국립의료원을 지역에 둘 수 있게 됐다"며 적극 지지하는 반면, 병원 건립이 무산될 수도 있는 서초구는 “당사자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중구 "적극 지지" vs 서초 "사전협의 없어" #2014년 원지동 이전 추진했으나 진전없어

 앞서 박 시장은 지난달 28일 브리핑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을 중구 방산동 일대 미군 공병단부지로 이전하고 ‘부설 국립 중앙감염병전문병원’과 제대로 된 ‘국립외상센터’를 함께 지어줄 것을 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한다”며 “제안을 수용하면 협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둘러싼 논의는 2003년 시작됐다. 1958년 개원해 건물과 시설이 낡은 이 병원은 이전 여론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2014년 의료원을 서초구 원지동 일대로 옮기기로 했지만, 환경영향평가 결과 등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했다.

엇갈린 두 지역…중구 “적극 지지” vs 서초구 “사전협의 없어”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연합뉴스]

국립중앙의료원 전경. [연합뉴스]

 중구는 종합병원을 지역 내에 둘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환영했다. 중구는 지난 29일 서양호 중구청장 이름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립중앙의료원의 중구 내 이전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서 구청장은 “대형의료기관 다수가 서울의 중심지를 벗어나 외곽에 자리 잡으며 중구를 포함한 도심 일부와 서울 북부지역은 의료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입지 선정에 지역 간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구청장은 또 “미군 부대 이전으로 비어있는 중구 방산동 소재 미 공병단부지는 국가중앙병원과 중앙감염병 전문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기에 안성맞춤”이라며 “중구는 서울시와 힘을 합쳐 '국립의료원' 이전과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을 위한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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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이 같은 발표를 두고 서초구 측은 “사전 협의 없이 진행됐다”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국립의료원 서초구 이전사업은 2003년 서울추모공원이 서초구에 건립되는 데 따른 보상차원이었기 때문이다.

 서초구는 “당초 국립의료원 이전은 원지동 추모공원 건립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진행된 사안인 만큼,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어떤 향후 계획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에 상응하는 복안이 마련돼야 주민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초구는 “조 구청장은 지난달 28일 서울시의 발표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과 통화한 뒤 사전에 (서울시가) 서초구와 협의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양해를 구했으며 향후 서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울시도 국립의료원 서초 이전이 추모공원 건립 보상 차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며 “양측은 앞으로 국립의료원 이전에 대한 의견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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