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단속 허술로 오존 위험 비상

중앙일보

입력

자동차 배기가스 단속이 공정하지 않은데다 허술하게 이루어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상대적으로 대기오염 정도가 심한 차종에 대한 단속이 느슨하고 구청들은 자기 지역 주민들 차에 대해 봐주기식 단속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여름 호흡기 환자와 어린이들에게 해로운 오존 주의보 발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경유차 배기가스 단속 저조〓경유를 사용하는 시내버스나 대형트럭의 경우 1㎞ 주행시 오존 발생의 원인인 되는 질소산화물을 각각 12.8g, 13.2g 배출한다(국립환경연구원) . 이는 승용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0.42g) 의 30배 가량이다.

그러나 오염 물질을 과다 배출하는 경유 차량에 대한 적발률은 휘발유 승용차 적발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지난해 서울에서 배기가스 노상 점검을 받은 자동차 1백35만7천대 중 3%(4만3천대) 가 허용 기준을 초과해 개선명령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차종별로는 ▶오토바이 8% ▶승용차 5% ▶화물차 4% ▶버스 1%로 나타났다.

게다가 25개 구청들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해 단속을 느슨하게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 1분기 경우 20만8천대를 점검한 구청들의 기준 초과 차량 적발률은 2%로 2만9천여대를 점검한 서울시 단속반 9%의 4분의1에도 못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기 지역내에서 단속을 실시하는 구청들이 지역주민들의 차가 많다보니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 설명했다.

◇ 허점 많은 자동차 검사〓자동차 보유자라면 누구나 정기적으로 받게 돼 있는 자동차 검사가 부실하게 이루어지는 것도 오존 발생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가 지정 정비업체 64곳을 대상으로 단속을 벌인 결과 정밀 측정기기가 아닌 육안으로 배기가스를 검사하거나 배기가스 허용기준을 모르는 검사원이 단속을 실시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오존발생 초비상〓서울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지난 4월 말 현재 2백35만대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의 2백24만대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게다가 라니냐의 소멸로 오존 발생에 최적인 대기상태가 전망된다는 예보도 있다.

환경운동연합 이상훈(李尙勳.31) 기후에너지부장은 "오존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배기가스 단속을 강화하기 보다 여름철 통행 차량을 총량적으로 줄여야 한다" 며 "오존주의보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주의보 발령 이전에 운전자들이 자동차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고 당부했다.

성시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