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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행 편도 1만원→10만원대…항공업계, 황금연휴로 상반기 버틸 힘 비축할까

중앙일보

입력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최장 6일 황금연휴 시작…국내선 항공 수요 회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항공업계에 모처럼 온풍이 불고 있다. 30일부터 시작되는 최장 6일의 황금연휴를 맞아 국내선 수요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30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6일간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은 총 1464편이다. 하루 평균 244편이 운항 예정이다. 지난해 5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의 연휴 기간 하루 평균 항공기 운항 횟수(252편)와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한 수치다. 이번 연휴 기간 18만명의 여행객이 제주도를 찾을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연휴 기간 국내 항공편 이용객은 124만명으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여객 수를 웃돌 것으로 본다.

황금연휴가 시작된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 현황판에 많은 비행기 정보가 노출되고 있다.제주도관광협회는 29일 입도 관광객이 당초 예상치(2만5000명)를 넘어선 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1

황금연휴가 시작된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 현황판에 많은 비행기 정보가 노출되고 있다.제주도관광협회는 29일 입도 관광객이 당초 예상치(2만5000명)를 넘어선 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1

"제주행, 1만원짜리가 10만원까지 치솟아"

이에 따라 국적 항공사는 최근 제주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 편수를 늘리고, 코로나19로 운항을 중단했던 국내선 노선을 재개하고 있다. 또 부정기 노선을 취항하는 등 국내선을 중심으로 항공 수요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한항공은 4월 둘째 주부터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하루 10회에서 18회로 증편했다. 29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김포~제주 노선 예약률이 91%까지 올라왔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이달 중순부터 주당 138회에서 187회까지 늘렸다.

진에어는 29일부터 대구~제주 노선 운항에 들어갔으며 에어부산은 25일부터 울산~제주, 울산~김포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티웨이항공은 2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청주~제주 부정기 노선 취항에 이어 다음 달 1일부터는 김포~부산 노선을 운항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황금연휴가 항공 수요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제주행 항공권은 코로나19 이후 편도 기준 1만 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연휴 첫날 기준 10만 원대까지 올랐다”고 했다. 제주뿐만 아니라 속초 등 유명 관광지 숙박업소 예약률도 70~90% 수준까지 올라섰다.

황금연휴가 시작된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에 마스크가 씌워진 돌하르방이 서 있다.제주도관광협회는 29일 입도 관광객이 당초 예상치(2만5000명)를 넘어선 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1

황금연휴가 시작된 2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도착장에 마스크가 씌워진 돌하르방이 서 있다.제주도관광협회는 29일 입도 관광객이 당초 예상치(2만5000명)를 넘어선 3만60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1

"코로나19 재확산 고비가 될라"…방역 안간힘

모처럼 활기를 띠고는 있지만 이번 황금연휴가 코로나19 재확산의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면서 항공업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국공항공사는 모든 공항에서 국내선 탑승객의 발열 여부 검사를 하고, 출발장에서 발열이 확인되는 승객은 항공기 탑승을 하지 못하게 할 계획이다. 제주항공도 자체적으로 발열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에어부산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국내선 노선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앞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기내 감염을 막기 위해 물과 음료 서비스를 중단했다.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연휴 실적 개선 효과 제한적"

항공업계에선 황금연휴로 인한 실적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코로나19로 국제선 대다수가 막힌 상황에서 국내선 수요 증가로 인한 매출 회복은 미미하다는 것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선이 여전히 막힌 상태에서 국내에 집중된 증편은 오히려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항공업계는 이르면 올여름부터 항공 수요가 다소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업계는 해외 항공권 프로모션에 잇따라 나서면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고 있다.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항공 선불 항공권, 열흘 만에 20억원 매출  

대한항공의 선불 항공권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31일까지 최대 15%까지 저렴하게 항공권을 살 수 있는 선불 항공권을 판매 중이다. 이 선불 항공권은 판매 열흘 만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제주항공은 6월 30일 안에 항공권 예약을 취소하면서 제주항공 마일리지 포인트로 환불받을 경우 10%의 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다음 달부터 국내ㆍ국제선의 유류할증료가 0원이 되는 것도 수요 회복의 기대감을 높인다. 국제유가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가격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유류 할증료가 낮아지면 항공 여객 부담이 낮아져 여행 수요가 늘고 항공사 매출에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0원인 것은 2016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상반기가 지나면 코로나19 종식과 함께 항공 수요가 회복돼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정부 지원으로 단기적인 유동성 위기는 해소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2~3개월 더 버티는 수준이다. 자구안과 매각 작업 속도를 내 상반기를 최대한 버텨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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