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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도 석달새 아파트값 1억 상승…'금빛' 도는 구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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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경기도 구리시 주택시장에 금빛 기운이 감돌고 있다. 강도 높은 주택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주택시장에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구리는 아파트값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

8호선 연장선 별내선 개통 기대감 커 #잠실까지 15~20분…서울 접근성 쑥 #신규 공급 적고 재개발?재건축 활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20일 기준)까지 구리시 아파트값은 10.9% 올랐다. 경기도 수원시(12.7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상승률이 높다.

수택동 구리태영데시앙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해 12월 5억800만원(16층)에 거래가 이뤄졌지만, 지난 2월 같은 층이 5억60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대림한숲 51㎡는 지난해 12월 3억45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3월 4억3000만원(14층)까지 몸값이 올랐다. 3개월새 8500만원 뛰었다. 인창동 구리 인창 2차 동문 굿모닝힐 84㎡도 4억5500만원(9층)에서 5억1000만원(13층)으로 거래 가격이 상승했다.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2위

새 아파트 상승 폭은 더 크다. 갈매동 갈매 더샵 나인힐스 84㎡는 지난해 11월 말 5억6000만원(21층)에 거래됐다. 지난 3월 거래가격은 9000만원 뛴 6억5000만원(8층)이다. 갈매역 아이파크 84㎡도 지난해 12월 6억6000만원(9층)에 거래됐지만, 지난 3월 7억4500만원(4층)에 팔렸다.

구리 아파트값이 오르는 데는 교통 호재가 큰 몫을 했다. 서울지하철 8호선 연장선인 별내선 개통에 대한 기대감이 커서다. 구리는 서울 중랑‧광진구와 맞붙어 있고 강동구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 강동구 고덕동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 달려 구리암사대교를 지나면 바로 교문동‧수택동으로 진입할 수 있다. 광장구 광장동에서 아찬산로를 이용해도 1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했다. 잠실 외에는 서울 주요 지역으로 한 번에 이동하는 버스 노선이 거의 없고 경의중앙선, 경춘선뿐이다. 2022년 말 완공 예정인 별내선이 개통하면 서울 접근성이 확 좋아진다. 서울 암사역에서 구리를 지나 남양주 별내신도시를 잇는 이 노선이 뚫리면 구리에서 잠실까지 15~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여기에 별내선 5개 역 중 3곳이 구리에 들어선다. 교통 호재 중 주택시장에 가장 영향이 큰 신설역만 2곳이다.

여기에 6호선 연장선도 구리역 북쪽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사거리까지 이어진다. 남양주 별내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가 들어서는 것도 호재다. 지하철로 2~3정거장이면 이용할 수 있다.

교통 호재·정비사업 기대감 커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해지면서 개발 기대감도 크다. 대표적인 단지가 인창동 e편한세상 인창 어반 포레, 수택동 수택E구역, 인창C구역 롯데캐슬 등이다. 구리는 갈매신도시 외에는 새 아파트가 거의 없다. 아파트 80% 이상이 준공 20년이 지난 노후 단지다. 수택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낡은 아파트가 많고 인근 중랑구와 비교해도 가격이 많이 저렴해 서울에서 문의가 많이 온다”며 “신설 역이 들어서는 지역을 중심으로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신규 공급이 많지 않았던 것도 아파트값 상승 이유로 꼽힌다. 그간 주거선호도가 높지 않았던 데다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묶인 영향이다. 지난 1년간 구리에 신규 아파트 분양이 없었다.

규제 영향도 크지 않다. 2018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아직 9억원 초과 아파트가 많지 않아서다. 이덕진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 차장은 “서울 인접 지역이지만 아직 6억~9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가 많아 규제 영향이 크지 않은 데다 서울 접근성 개선과 개발 호재가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다만 남양주 등 주변 지역에 신규 공급이 많은 만큼 수급 상황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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