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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분기 성장률 -4.8%…“최악땐 2분기 -50%”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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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8일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원형 광장인 콜럼버스 서클 주변을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모습.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오가는 사람과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진 맥사테크놀로지]

28일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원형 광장인 콜럼버스 서클 주변을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모습. 코로나19에 따른 이동제한으로 오가는 사람과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진 맥사테크놀로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6년 만에 역성장, 경기침체 돌입 #코로나19 충격 예상보다 더 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 추락 #“대공황 버금가는 최대 쇼크될 것”

미국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4.8%(연율 환산) 감소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2.1% 성장에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발표에 앞서 경제 전문가들이 내놓은 평균 전망치(-3.5%)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8.4%) 이후 가장 크게 감소했다고 전했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개인 소비 지출(PCE)과 비주거 고정투자, 수출 감소를 반영했다고 상무부는 분석했다. 주거 고정투자와 연방정부 지출 등이 긍정적으로 기여해 일부 감소분을 상쇄했으나 마이너스 성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 소비 지출 감소는 코로나19 확산 예방 조치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여행과 항공 수요가 줄었고, 팬더믹(감염증 대유행)에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자동차 판매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미국 경제가 셧다운(일시 가동중단) 되면서 지난 5주 동안 미국인 2600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

미국 분기별 성장률

미국 분기별 성장률

이번 발표는 코로나19가 미국 경제에 준 타격을 종합 분석한 첫 지표다. 미국은 3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주별로 자택대기명령을 내렸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 42개 주에서 미국인 95% 이상이 집에 머물면서 미국 경제는 사실상 셧다운 됐다.

경제 셧다운 영향은 2분기 성장률에 보다 정확하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최악의 경제 성적표는 2분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20~30%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한다. 2분기에 -50% 성장을 예상하는 전문가도 있다. 케빈 해셋 백악관 선임 경제보좌관은 2분기 성장률이 30%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1932년 대공황 당시에 버금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통상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 경기 침체로 본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미 경기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3분기 이후 미국 경제가 어떤 모습으로 반등할 것이냐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미국 경제가 올여름과 초가을에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제시했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 26일 트럼프 행정부가 전례 없는 긴급 구호 재정을 쏟아부었다는 점을 들며 “미국 경제가 5~6월 재개하면 7~9월 경제가 회복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해셋 보좌관은 현 상황을 “미국 경제 최대 충격”이라고 평가하면서 “대공황 시절 수준에 근접하는 실업률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속보치는 5월 28일 잠정치를 발표할 때 수정될 수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5월 발표 때 하락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3.1%에서 2분기 2.0%로 주춤했다가 3~4분기에 각각 2.1%를 기록했다. 미국은 지난해 연간으로는 2.3% 성장세를 보였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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