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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 확진 프랑스, 파리 사망자 급증하는데 지중해 별장에는 여유 넘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6일(현지시간) 기준 12만 5000명에 달하는 프랑스에서 빈부 격차로 인해 평범한 시민들의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 교외지역에서 주민들의 시위로 건물 일부가 불에 탔다. [AP=연합뉴스]

지난 22일 프랑스 파리 교외지역에서 주민들의 시위로 건물 일부가 불에 탔다. [AP=연합뉴스]

방송은 "봉쇄 정책이 장기화하며 파리의 평범한 사람들은 큰 고통을 겪고 있는 반면, 억만장자들은 이미 지중해 등에 있는 호화 별장으로 피신해 여유로운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파리에서 비필수 영업장의 문을 닫게 하는 등 강력한 전염병 대응 정책이 시행된 것은 지난달 17일이다. 이 조치는 다음 달 11일까지 약 2주 가량 더 시행된다. 봉쇄 기간이 길어지며 시민들의 고통은 커지고 있다. 분노가 축적된 몇몇 지역에서는 이런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도 일어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파리 북부에서 일부 시위대가 자동차와 길거리에 놓인 쓰레기통에 불을 붙이는 등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으로 번지기도 했다. 생존을 위해 봉쇄조치를 어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이를 경찰이 강하게 제지하면서 인종차별 논란까지 커진 탓이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지 에펠탑 주변의 모습.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져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인 관광지 에펠탑 주변의 모습. 코로나19 팬더믹으로 봉쇄 조치가 내려져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로이터=연합뉴스]

CNN은 "실제 파리에서는 중산층 가구보다 노동자·이민자 계층이 모여 사는 거주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훨씬 큰 것으로 보고됐다"며 "청소부, 배달원 등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중에는 이민자가 많아 '이민자 커뮤니티'가 느끼는 소외감은 무척 크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프랑스에서 부유층의 '파리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며 도시가 아닌 휴양지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이가 340만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부유층의 탈출 러시는 빈부 격차의 박탈감을 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다. 도시에서 온 이들이 한적한 시골 지역, 휴양지 주민들에게 감염 우려를 안기고 있기 때문이다.

CNN은 "프랑스에선 코로나19로 앞으로 경제적·사회적 불평등이 더욱 커질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기준 프랑스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2만3000명에 육박하며, 대도시인 파리의 피해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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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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