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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생존자금' 카드 꺼냈다…자영업자에 현금 14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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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번엔 '140만원 생존자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코로나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겨냥해서다.

'자영업자 생존자금' 5월 중순 온라인 신청 #한달에 70만원씩 두달 지급

박 시장은 23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서울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두 달에 걸쳐 총 140만원의 생존자금을 현금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중위소득 100% 이하 117만 가구를 대상으로 가구원 수에 따라 30만~50만원을 주는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고 있다.

서울시는 "확진자 방문으로 영업을 중단한 곳이 아닌 일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현금으로 직접 지원하는 것은 서울시가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전체 소상공인·자영업자 약 57만명 가운데 72%에 달하는 41만여 명이 현금지원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흥·향락업과 도박업 등 제한업종 10만 개소를 제외한 것으로 서울에 있는 소상공인 10명 중 7명이 현금을 받게 되는 셈이다.

지원대상은 지난 2월 29일 기준으로 만 6개월 이상 운영한 곳으로 신청일 기준 영업을 하고 있어야 한다. 접수는 5월 중순부터 이뤄지며 혼잡을 막기 위해 서울시는 온라인 접수부터 시작해 6월엔 현장신청을 받기로 했다. 신청 시 필요한 서류 역시 사업자 등록증 등으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2억원 미만이어야 하며, 서울에 사업자 등록이 있어야 한다.

자영업자 '생존자금' 140만원

서울시는 이번 현금지원을 '생존자금'으로 칭했다. 박 시장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 융자 중심의 '간접지원'이 아닌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용에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이어 "한회 단수 지원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영세사업자 현실을 감안해코로나19 영향과 후폭풍으로 가장 힘든 시기가 예상되는 2분기까지 2개월 연속해서 지원해 버틸 힘이 되어주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융자'는 결국 '빚'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에도 매출이 적었던 영세사업자들은 대출금을 갚을 여력이 없으니 '대출'보다 현금으로 생존을 지원하겠다는 뜻이다.

예산 5470억원 투입, 서울시 재정 버텨낼까

문제는 서울의 곳간이다. 서울시가 앞서 지급하고 있는 재난긴급생활비와 더불어 정부가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한 긴급재난지원금 부담도 함께 떠안아야 한다.  박 시장은 "약 6000억원을 투입해 '서울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며 "유례없는 사회적 재난 상황에 유례없는 지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연구원의 정책리포트를 인용해 소상공인 10명 가운데 8명이 코로나19로 매출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 소상공인연합회 설문에서도 6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10명 가운데 7명이 폐업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금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서울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보릿고개에 직면한 현실에서 대출금 상환능력은 없고 정부와 서울시 지원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까지 아우르는 비상대책 가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일상을 회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전국적 자영업자 생존자금 도입이 필요한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의 논의도 간곡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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