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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출연 늘어난 예능 프로···학폭·불륜 과거에 떨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 중인 이원일 셰프(오른쪽)와 김유진 PD. [방송 캡처]

MBC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 중인 이원일 셰프(오른쪽)와 김유진 PD. [방송 캡처]

 예능프로그램이 출연진의 과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 잔혹사의 주인공이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점이다.

이원일 셰프ㆍ김유진 PD 자진 하차

이원일 셰프와 예비신부 김유진 PD는 22일 MBC TV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서 자진하차 한다고 밝혔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 PD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주장이 나온 지 하루만이다.

21일 네이트판에는 “‘부럽지’ 연예인 닮은꼴 예비신부 PD는 집단폭행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008년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김 PD를 포함한 8~10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피해 내용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이어 그는 “(김) PD가 부러워서 올린 글이라는 댓글이 있는데 저는 그런 유명세가 부럽지 않은 사람이다. 단 한 번도 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않았으면서 행복한 것처럼 방송에 나오는 게 보기 힘들어 올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사실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이 셰프와 MBC 측에는 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과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했다.

이원일 셰프와 예비신부 김유진 PD가 이 셰프의 인스타그램에 22일 올린 자필 사과글 [인스타그램 캡쳐]

이원일 셰프와 예비신부 김유진 PD가 이 셰프의 인스타그램에 22일 올린 자필 사과글 [인스타그램 캡쳐]

결국 이 셰프는 소속사를 통해 두 사람의 하차 의사를 밝힌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 사람의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셰프는 “저의 예비신부 김유진 PD와 관련된 논란으로 불편함을 드리게 된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실을 떠나 결과론적으로 가슴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되어 마음이 무겁다.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예비신부인 김 PD도 “사실 여부를 떠나 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동안 아픔을 잊지 못한 피해자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직접 연락드려 사죄하겠다. 저를 직접 대면하기 너무 화나시겠지만 제가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한다”고 적었다.

MBC는 일주일 전에도 ‘구해줘! 홈즈’ 출연진의 불륜 의혹으로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16일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는 ‘상간녀가 방송 출연한다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랐다. 글쓴이는 “저는 1년 전 이혼하고 1년여간의 소송 끝에 몇달 전 상간녀 소송에서 승소를 했다. 4살 아이 홀로 키우고 있다. 그런데 어제 방송을 보던 중 예비 신혼부부 예고편에 전남편과 상간녀. 그들이 웃으면서 나오는데 경악”이라고 올렸다. 그러면서 위자료 소송 판결문까지 공개했다.

'구해줘! 홈즈'에 출연한 박나래와 김숙. [사진 MBC]

'구해줘! 홈즈'에 출연한 박나래와 김숙. [사진 MBC]

시청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19일 방송된 ‘구해줘! 홈즈’는 의뢰인은 등장하지 않고 매물만 소개하는 형식으로 통편집해 내보냈다.
제작진은 해당 예비부부가 등장한 예고 영상도 삭제한 상태다. ‘구해줘! 홈즈’ 제작진은 “프로그램 특성상 의뢰인이 찾는 매물은 다각도로 검증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그 사실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점이 있음을 이해해주시길 바란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미디어라는 플랫폼을 통해 대중에게 소개되는 만큼 제작진이 출연진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은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한다. 한 예능 PD는 “SNS가 발달하면서 일반인의 신상도 샅샅이 해부되고 있다. 과거엔 연예인의 음주운전이나 도박 등이 주요 리스크였지만 요즘은 일반 출연진의 과거도 만만치 않다”며 “문제는 일반인의 과거는 개인 프라이버시 영역이다 보니 제작진이 촘촘하게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다. 김유진 PD의 논란만 해도 피해자가 나서기 전까진 누구도 알 수 없었던 영역”이라고 말했다.

MBC는 지난해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가수 광희의 매니저 유모씨와 개그맨 이승윤의 매니저 강모씨의 학교폭력 및 금전관계 폭로글로 하차한 바 있다.

'전지적참견시점'에 출연했던 개그맨 이승윤(오른쪽) [사진 MBC]

'전지적참견시점'에 출연했던 개그맨 이승윤(오른쪽) [사진 MBC]

공개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재미를 본 Mnet도 ‘프로듀스 101’이나 ‘아이돌학교’ 등에서 출연진의 학폭 논란이 대두하여 하차하는 소동을 겪었다. 지난해 ‘프로듀스X 101’ 출연자 윤서빈은 첫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학창시절 폭력을 행사했다는 제보가 나오면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데 이어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와도 계약을 해지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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