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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자 아름다움 알리러, '달항아리' 호주로 영구 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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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이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전시를 위해 국내에서 구매한 조선백자 한 점에 대한 영구 반출을 허가했다고 22일 밝혔다. 달항아리는 하얗고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백자로, 반출 문화재는 18세기 후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이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전시를 위해 국내에서 구매한 조선백자 한 점에 대한 영구 반출을 허가했다고 22일 밝혔다. 달항아리는 하얗고 둥근 형태가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백자로, 반출 문화재는 18세기 후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사진 문화재청]

18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조선 백자 달항아리 1점이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으로 영구 반출된다.

빅토리아국립미술관 구입한 18세기 후반 작품 #문화재청 "국외 전시 때 한국 문화 알리는 효과" #지난해 책가도 등 2점 이후 영구반출 두번째 #

문화재청은 22일 “18세기 조선 시대에 다수 제작됐고 국내에 상당수가 전해지는 백자 달항아리 1점을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개인 소장자로부터 구입했다”면서 “미술관 측이 ‘한국실’ 확대를 위해 우리 문화재를 적극 수집해 왔고 국외 전시될 경우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가치가 커질 것으로 판단해 지난 16일 국외 영구 반출을 허락했다”고 밝혔다.

반출되는 ‘백자 달항아리’(白磁壺)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로 35cm, 높이 34cm의 크기로 국가지정문화재나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같은 유형의 문화재에 비해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다. 무늬 없는 하얀 색에 둥그런 형태가 마치 달을 연상시킨다 하여 통상적으로 ‘달 항아리’라 불린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우리 문화재의 국외반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되나, 외국 정부가 인증하는 박물관이나 문화재 관련 단체가 자국의 박물관 등에서 전시할 목적으로 국내에서 일반동산문화재를 구매 또는 기증받아 반출하는 경우,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 반출할 수 있다. 유형문화재과 박수희 연구관은 “미술관 측이 개인 소장품을 국내에서 구입한 뒤 먼저 문의를 해왔고 일반동산문화재 반출 절차에 따라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절차를 거쳐 영구반출되는 문화재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지난해 6월 ‘책가도(冊架圖)’(19세기 말~20세기 초 제작)와 ‘연화도(蓮花圖)’(20세기 초 제작)가 처음으로 영구 반출됐다. 두 작품 모두 근대 시기에 제작된 전통적 회화 작품으로, 이후 병풍으로 장황되었다.

 책가도(冊架圖)는 정조의 명으로 처음 그려진 회화양식으로 주로 19세기 이후 작품부터 남아 있으며, 서가에 책과 문구류가 조화롭게 그려진 유형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회화양식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에 반출된 책가도로 19세기 말~20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근대에 들어 병풍으로 장황됐다. [사진 문화재청]

책가도(冊架圖)는 정조의 명으로 처음 그려진 회화양식으로 주로 19세기 이후 작품부터 남아 있으며, 서가에 책과 문구류가 조화롭게 그려진 유형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회화양식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에 반출된 책가도로 19세기 말~20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근대에 들어 병풍으로 장황됐다. [사진 문화재청]

연화도(蓮花圖)는 연꽃을 주제로 그린 그림. 사진은 지난해 6월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에 반출된 연화도로 20세기 초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19세기 말 화훼화(花卉?, 꽃이나 풀을 그린 그림)의 흐름을 알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역시 병풍으로 장황됐다. [사진 문화재청]

연화도(蓮花圖)는 연꽃을 주제로 그린 그림. 사진은 지난해 6월 호주 빅토리아국립미술관에 반출된 연화도로 20세기 초 제작된 걸로 추정된다. 19세기 말 화훼화(花卉?, 꽃이나 풀을 그린 그림)의 흐름을 알 수 있어 의미가 있다. 역시 병풍으로 장황됐다. [사진 문화재청]

당시에도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이 구매했다. 멜버른에 위치한 빅토리아국립미술관은 1861년에 설립돼 호주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미술관으로 현재 7만 여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관 측은 중국실이나 일본실에 비해 ‘한국실’전시품이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지난해부터 수집을 확대해왔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국외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 등에서 전시를 목적으로 우리 문화재를 구매하거나 기증받기를 희망할 경우 한국의 전통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 따라 신중히 검토해 영구 반출을 허가한다는 계획이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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