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산하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중남미 지역에 1930년 대공황을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경기침체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CEPAL은 21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중남미 경제가 5.3% 역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1930년 대공황 당시 -5%나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1914년의 -4.9%를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수치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올해 중남미 경제가 5.2% 후퇴할 것이라며, 2015년부터 10년 동안 경제 성장이 없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날 CECAL은 코로나19 위기가 교역 감소와 원자재 값 하락, 국제 금융환경 악화, 관광 수요 감소 등으로 이어져 중남미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로 인해 빈곤율이 30.3%에서 34.7%로 높아져 3000만 명가량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실업률도 지난해 8.1%에서 11.5%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나라별로는 수년째 경제난이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가 18% 더 후퇴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에콰도르는 각각 -6.5%, 브라질은 -5.2%, 칠레, 페루는 각각 -4%의 성장 전망치가 제시됐다.
'석유 대박'으로 56.4%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는 가이아나 외에 도미니카공화국(0%)만이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면했다.
6개 대륙 중 가장 늦은 지난 2월 26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중남미 지역에서는 최근 누적 확진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19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와 각국 보건당국 발표를 종합하면 이날까지 중남미 30여 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0만2600여 명이다.
중남미에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브라질로, 총 3만865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페루에서 총 1만562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중남미 총 사망자 수는 5000명을 넘겼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