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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매카트니 “의료진 감사” 스티비 원더는 ‘린 온 미’ 위로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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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영국 소녀 애블린 애니 홀이 18일(현지시간) 열린 ‘원 월드: 투게더 앳 홈’ 라이브 공연을 런던의 집 거실에 앉아 TV 모니터로 즐기고 있다. 이날 생중계로만 337만 명이 시청했다. [연합뉴스유튜브 캡처]

영국 소녀 애블린 애니 홀이 18일(현지시간) 열린 ‘원 월드: 투게더 앳 홈’ 라이브 공연을 런던의 집 거실에 앉아 TV 모니터로 즐기고 있다. 이날 생중계로만 337만 명이 시청했다. [연합뉴스유튜브 캡처]

“어둠이 우리 삶을 뒤덮을 때/ 저희를 인도해 주소서/ 안전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소서.”

코로나판 라이브 에이드 ‘원 월드’ #110개 팀 8시간 공연, 1500억 모금 #온라인 생중계만 337만 명 시청 #한국선 슈퍼엠 참여 ‘위드 유’ 불러

중국 피아니스트 랑랑의 연주 위로 캐나다 출신 팝스타 셀린 디옹과 이탈리아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 미국 팝스타 레이디 가가의 목소리가 차례로 더해졌다. 이들이 각자 집에서 들려준 ‘더 프레이어(The Prayer)’ 합주는 그 어느 때보다 경건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싸우는 전 세계 의료진을 위한 온라인 콘서트 ‘원 월드: 투게더 앳 홈(One World: Together At Home)’의 마지막 곡이어서다. 19일 오전 3시(한국시간) 미국 안드라 데이의 ‘라이즈 업’을 시작으로 11시까지 장장 8시간 동안 전 세계 스타 110여 팀이 총출동한 대장정이었다.

팀 쿡 등 CEO 68명 화상 통화로 기부

한국 가수 중 유일하게 참여한 슈퍼엠. [유튜브 캡처]

한국 가수 중 유일하게 참여한 슈퍼엠. [유튜브 캡처]

세계보건기구(WHO) 및 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과 함께 이번 행사를 기획한 레이디 가가는 앞서 애플의 팀 쿡 등 68개 기업 CEO와 화상통화로 기부를 끌어냈다. 이날엔 “오늘은 지갑을 넣어두고 공연을 즐겨 달라”며 “이 콘서트는 세상에 보내는 우리의 러브레터”라고 소개했다. 글로벌 시티즌은 이번 콘서트를 통해 모은 기금은 총 1억2800만 달러(약 1500억원)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WHO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적하며 자금 지원 중단을 지시했지만 가가는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을 향해 “진정한 수퍼스타”라며 칭송했다.

이번 공연의 시작은 지난달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보컬 크리스 마틴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연 ‘투게더 앳 홈’ 라이브 공연. 전 세계 아티스트 참여로 확장하면서 ‘21세기 온라인판 라이브 에이드’로 주목받았다. ‘라이브 에이드’는 1985년 에티오피아 난민을 돕기 위해 기획된 공연으로, 영국 웸블리와 미국 JFK스타디움에서 60여 팀이 16시간 동안 공연을 펼쳤다. 당시 1억5000만 파운드가 모였다.

 댄스를 선보인 영화배우 잭 블랙. [유튜브 캡처]

댄스를 선보인 영화배우 잭 블랙. [유튜브 캡처]

이번에도 스케일은 대단했다. 오전 9~11시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본 공연은 미국 ABC·CBS·NBC와 영국 BBC가 생중계했다. 사전 공연을 포함 8시간 동안 여러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동시 방영돼 정확한 숫자가 집계되진 않지만 유튜브·페이스북·트위터·네이버 V라이브 등 실시간 시청한 사람만 337만 명이 넘는다. 누적 시청 인원은 점차 늘 것으로 보인다.

상처에 밴드 붙인 한국 의료진도 소개

코로나판 라이브 에이드 ‘원 월드’

코로나판 라이브 에이드 ‘원 월드’

전 세계의 코로나19 극복 모습도 담았다. 모범 사례로 지난 15일 총선을 치른 한국이 소개되기도 했다.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환자를 돌보느라 생긴 상처에 밴드를 붙인 의료진 인터뷰를 보여주며 “위험 무릅쓴 희생정신을 보여주는 배지”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을 향한 ‘박수 캠페인’(캐나다), 자가격리 중인 시민들의 ‘발코니 음악회’(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바꿔놓은 다양한 풍경도 담았다.

영국의 폴 매카트니는 “코로나와 싸우기 위해 뭉쳐야 한다”며 “전 세계 지도자에게 건강 관리 시스템을 강화하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이런 위기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머니가 제2차 세계대전 참전 간호사다. 우리를 지켜주는 그들(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비틀스의 ‘레이디 마돈나(Lady Madonna)’를 불렀다. 미국의 스티비 원더는 지난달 심장 합병증으로 숨진 동료 빌 위더스를 추모하며 ‘린 온 미(Lean On Me)’를 불렀다. “나에게 기대라”는 뜻의 ‘린 온 미’는 최근 미국 병원에서 의료진과 환자들이 서로에게 불러주는 대표적인 ‘코로나 위로송’이다.

합주, 합창을 택한 뮤지션도 많았다. 영국 록밴드 롤링스톤스의 네 멤버는 각자 집에서 ‘유 캔트 올웨이즈 겟 왓 유 원트(You Can’t Always Get What You Want)’를 연주했다. 연주는 4 분할된 화면에 담겼다. 미국과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존 레전드와 샘 스미스는 벤 E 킹의 ‘스탠드 바이 미(Stand By Me)’를 듀엣으로, 연인인 캐나다 출신 숀 멘데스와 쿠바 출신 카밀라 카베요는 나란히 피아노 앞에 앉아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를 불렀다. 함께하는 음악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장면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한국 가수 중 유일하게 참여한 슈퍼엠은 사전 공연에서 ‘위드 유(With You)’를 선보였다. 샤이니·엑소·NCT 127·웨이션V 등 SM엔터테인먼트 연합팀인 이들은 취미활동을 즐겨가며 각자 파트를 소화했다. 샤이니 태민은 요리를, 엑소 카이는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식이다.

미국 배우 잭 블랙은 댄스와 운동을 결합한 ‘댄서사이즈’를 선보였다. 엘턴 존의 ‘아임 스틸 스탠딩(I’m Still Standing)’, 테일러 스위프트의 ‘순 유윌 겟 베터(Soon You’ll Get Better)’ 등 희망을 담은 노래들도 이어졌다.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였던 미셸 오바마와 로라 부시, 빌-멀린다 게이츠 부부, 오프라 윈프리, 데이비드-빅토리아 베컴 부부 등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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