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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잘 버틴 온라인·홈쇼핑마저 “2분기는 힘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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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가 수북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소비가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택배 물류센터에 택배가 수북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국내 유통업계가 역대 최악의 2분기 전망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내수 부진의 충격을 그대로 받을 것으로 봤다.

소비 위축, 유통업 역대 최악 전망 #“배송료 지원, 소득공제 더 늘려야”

12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국내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Retail Business Survey Index)’가 66으로 집계됐다. 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면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고, 100 아래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다. 66은 200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그동안 유일하게 긍정적인 전망을 하던 온라인·홈쇼핑조차 부정적 전망(84)으로 돌아섰다. 업태별로는 대형마트(44), 편의점(55), 백화점(61), 슈퍼마켓(63) 등으로 유통 전 분야가 코로나19의 영향이 2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다. 특히 봄철 인기를 끌던 여행·레저 관련 상품 판매도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 백화점도 패션·화장품·식당가 등 고객이 오랜 시간 머물며 대면 판매하는 상품의 실적이 급감할 것으로 걱정했다.

편의점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각종 모임과 지역축제가 취소돼 관광지와 고속도로 매장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초·중·고교와 대학교까지 개학이 연기돼 학교 상권도 침체한 상태다. 슈퍼마켓은 다른 업태에 비해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외출을 줄이는 탓에 거주지에서 가까운 슈퍼마켓 이용이 다소 늘었고 1인 상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매출이 일부 증가했다.

유통업 경기전망지수 및 종합지수

유통업 경기전망지수 및 종합지수

업계는 ▶온라인·홈쇼핑은 티켓 할인 지원과 배달 플랫폼 소상공인 배송료 지원 ▶슈퍼마켓은 내수활성화 위해 생필품 전국동시 세일추진 ▶편의점 업계는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처 확대 등의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2월 정부가 소비촉진을 위해 소득공제율을 2배(15~40% → 30~80%)로 확대했지만, 적용기한이 오는 6월까지고, 공제한도(200만~300만원)는 올리지 않아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는 “적용기한을 최소한 올해 말까지로 늘리고 공제한도도 현재 금액보다 올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결제한도의 상향도 요청했다. 모바일 간편결제의 경우 1회 충전한도가 200만원이지만, 이용자가 많은 휴대폰 결제는 월 60만원이 최대다. 더 높은 가격대의 제품과 콘텐트를 구매하려면 월 단위 지출 상한선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소비 정상화까지는 어렵겠지만 경영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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