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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만 기회달라” 고개숙인 김종인…유승민과 수도권 쌍끌이 유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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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실망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4·15 총선을 엿새 앞둔 9일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하루 유세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현안 기자회견을 열고 차명진(경기 부천병)·김대호(서울 관악갑)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참으로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이 당에 온 지 열하루째다. 이 당의 행태가 여러 번 실망스러웠고 모두 포기해야 하는 건지 잠시 생각도 해봤다”며 “그래도 제가 생의 마지막 소임이라면서 시작한 일이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되돌리라’는 국민 목소리가 너무도 절박해 여러분 앞에 다시 나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대학생·대학원생에게 1인당 100만원의 ‘특별재난장학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함께 제안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차명진 후보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오른쪽)과 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현안관련 긴급기자회견에서 차명진 후보 발언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 위원장은 이어 서울 강북 지역과 경기 광명·의왕-과천·분당 등을 찾아 지원 유세를 했다. 다만 차명진(부천병) 후보가 출마한 부천 지역은 유세 일정을 취소했다.

유승민 의원은 경기 김포·하남과 서울 강동에서, 비례대표용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는 서울 동작·용산과 경기 화성을 찾는 등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했다. 중앙선대위 차원에서는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만 이날 전남과 제주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무능론’을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은평을 지원 유세에서 “지금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아무 대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대한민국 국민은 일류, 정부는 이류, 청와대는 삼류에 속한다는 말이 나온다”고도 했다.

유 의원도 이날 김포 등지를 유세하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국회를 움직일 힘을 저희에게 주시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견제하고 제대로 된 대한민국을 위해서 역할을 해보겠다”며 말했다. 그는 사전투표(10~11일) 참여도 독려했다.

8일 유튜브방송에 출연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황교안 대표 [유튜브 캡처]

8일 유튜브방송에 출연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황교안 대표 [유튜브 캡처]

종로 지역에 올인한 황 대표는 정부의 경제 정책에 날을 세웠다. 황 대표는 이날 종로 교남동 유세에서 “총선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찬반 투표가 될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이냐, 시장경제성장이냐, 누구를 선택하시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700만명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생존 위기로 내몰렸고 일자리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은 줄도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비판했다. 유세 현장에는 김을동 전 새누리당 의원과 윤주경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유일호 전 경제부총리도 함께했다.

이어 창신3동 지원 유세에선 김한표 공동선대위원장이 가수 손인호 씨의 ‘나는 울었네’란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나는 몰랐네 저 달이 날 속일 줄”이라고 노래한 뒤 “저 달이 영어로 뭐야. ‘문(Moon)’이다. 여러분이 창신동 언덕에서 정부에 하도 많은 눈물을 흘려서 그 눈물 닦느라고 한참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비유해서 한 발언이다.

미래통합당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황교안 국회의원 후보의 거리유세에서 지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가 8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서울 종로 황교안 국회의원 후보의 거리유세에서 지지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중앙당 차원에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해 공세를 폈다. 통합당 선대위 대변인단은 논평 등을 통해 이 대표가 전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알릴레오’에 출연해 통합당을 조직폭력배에 빗대거나 ‘토착왜구’로 부르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며 이 대표를 “막말의 원조”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통합당 후보 중 과거 “세월호를 침몰시키자”(광주 서갑 주동식)는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는가 하면, 선거 공보물에 ‘중국 유곽(집창촌)’을 조성하겠다는 내용을 실수로 포함한 게 언론에 나오는 등 논란도 있었다.
김기정·이병준·김홍범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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