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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3년물 금리 사상 첫 0%대 찍었다…5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 커져

중앙일보

입력

국내 금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0%대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정책을 선호하는 입장) 기조와 국고채 매입 계획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오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이날 간담회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오전 임시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다. 이날 간담회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연합뉴스

9일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38%포인트 하락(채권값 상승)한 연 0.986%에 장을 마쳤다. 3년물 금리가 종가 기준으로 0%대를 찍은 건 사상 처음이다. 다만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0.75%)보다는 아직 높은 수치다. 다른 시장 금리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0.062%포인트 떨어진 연 1.202%,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0.073% 내린 연 1.438%를 기록했다. 채권을 사겠다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채권 가격이 뛰고, 채권 수익률은 하락한 거다.

이날 한은은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했지만, '비둘기파'적 시각이 강해진 것에 시장은 큰 의미를 뒀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고채는 수급 및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하다면 적극적으로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금리를 0.5%포인트 낮췄지만, 유동성 리스크(위험) 등 때문에 국고채 금리엔 반영이 안 됐다"며 "이번엔 한은이 완화적이면서도 과거와 달리 적극적인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이런 우려가 일부 해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에 근접한 수준까지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최소한 한 차례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지만, 가변적인 실효 하한을 고려할 때 금리 정책 여력은 남아있다"며 "5월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 전망 하향과 함께 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 충격과 저물가 등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금리 인하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다음 달에도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국고채 매입과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안을 계속 내놓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하보단 당분간 유동성 공급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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