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폭행 혐의' 이명희 징역2년 구형…“전형적 갑을관계 사건”

중앙일보

입력 2020.04.07 17:44

업데이트 2020.04.07 17:48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원들을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에 대해 검찰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권성수 김선희 임정엽 부장판사)은 7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 고문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들을 상습 폭행했고, 피해자들은 생계 때문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전형적인 ‘갑을관계’에서 벌어진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을 그만둘 수 없어 폭력과 욕설을 참은 것”이라며 “피해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합리적 이유도 찾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폭력 행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고문은 최후진술에서 “모든 일이 제 부덕의 소치로,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울먹였다.

그는 “내일이 남편 조양호 회장의 1주기인데, 회장이 돌아가신 다음부터는 잠도 못 자고 빨리 죽어버리고 싶다는 나쁜 생각도 했다”며 “이런 사정을 가엾게 여겨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행기 운항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도 언급했다.

이 고문은 “지난 5일 대한항공 비행기 92%가 모여있는 영종도에 다녀왔다. 저희 아이들도 전전긍긍하고 있어 다른 걱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면서 “남은 생애 동안 아이들을 아우르고 반성하며 좋은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고문의 변호사는 이 고문이 고령으로 ‘갑질 논란’ 속에 지나친 조사를 받은 면이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고문은 2011년 1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욕설과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는 등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택 출입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에게 조경용 가위를 던지고 차에 물건을 싣지 않았다며 도로에서 운전기사를 발로 차 다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고문의 선고 공판은 5월 6일 열린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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