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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스크 공장 먼지 풀풀, 직원들은 맨손이더라" 폭로 파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의 한 마스크 수출 대리상이 살균 작업장도 전혀 없이 먼지가 풀풀 날리는 중국 마스크 공장에서 생산한 마스크를 감히 누가 쓸 수 있겠느냐고 폭로해 커다란 파문을 던지고 있다.

한 중국 마스크 수출상 폭로가 충격 안겨 #중국 마스크 공장 60%는 살균 작업장 없어 #먼지 가득한 작업장, 마스크 안 쓴 작업자가 #장갑도 끼지 않는 맨손으로 마스크 정리 #마스크 생산 자격증도 돈으로 사고팔아 #자격증 없이 기계만 사서 마스크 만들기도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한 마스크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마스크 생산 작업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중국 마스크 공장의 60%가 살균 작업장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 산둥성 칭다오의 한 마스크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마스크 생산 작업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중국 마스크 공장의 60%가 살균 작업장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폭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7일 홍콩 명보(明報)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은 천궈화(陳國華)라는 이름의 중국 마스크 수출 중개상이 중국 과학기술 매체인 ‘36커(氪)’ 산하의 콘텐트 플랫폼 ‘Tech 싱추(星球)’에 중국 마스크 공장의 혼란한 양상을 이야기하면서 밝혀진 것이다.

천궈화는 중국 마스크 공장의 약 60%는 전혀 살균 작업장이 없다고 말했다. “내가 마스크를 생산하는 공장에 가 봤는데 온통 먼지로 가득했다.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장갑도 끼지 않은 채 맨손으로 마스크를 정리하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마스크 등 중국산 의료 물자가 벨기에를 지원하기 위해 도착했다. 중국의 지원은 세계 각국에 도움이 되지만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마스크 등 중국산 의료 물자가 벨기에를 지원하기 위해 도착했다. 중국의 지원은 세계 각국에 도움이 되지만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그는 “이렇게 생산한 마스크를 누가 감히 사용하겠냐? 누가 감히 얼굴에 쓰겠나?”라고 반문했다.

천궈화는 또 중국 마스크 공장의 자격증도 돈을 주고 사고판다고 밝혔다. 심지어 돈을 주고 살 필요도 없이 다른 공장의 자격증을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어떤 한 공장이 마스크 생산 자격증이 있으면 자격증이 없는 다른 공장이 그 공장의 이름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N95와 같은 고급 마스크는 자격증이 있는 큰 공장이 주문을 받아 와 자격이 안 되는 여러 작은 공장에 하청을 준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두부를 생산하던 한 공장이 업종을 바꿔 마스크 생산 업체로 탈바꿈했다. 중국 내 많은 마스크 공장이 자격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에서 두부를 생산하던 한 공장이 업종을 바꿔 마스크 생산 업체로 탈바꿈했다. 중국 내 많은 마스크 공장이 자격증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국은 지난 1월 말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가 심각해지며 마스크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중국 정부의 장려 하에 많은 방직 회사와 식품 기업 등이 마스크 생산 공장으로 업종을 바꿨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봉쇄한 지난 1월 23일부터 3월 11일까지 중국 내에서만 무려 5489개의 새로운 마스크 공장이 생겼고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에 따라 지난 3월 초 중국의 하루 마스크 생산량이 마침내 1억장을 돌파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중국의 하루 일반 마스크 생산량이 700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3월에는 하루 1억 장 이상을 생산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중국의 하루 일반 마스크 생산량이 7000만 장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3월에는 하루 1억 장 이상을 생산했다. [중국 인민망 캡처]

하지만 천궈화는 임시 마스크 공장을 만든 의류 회사나 기계설비 회사들의 시설과 기술이 표준에 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공장의 경우 마스크 생산 기계만을 사들여서 바로 생산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은 내수용 마스크는 충분한 상태에서 수출용으로 KN95나 N95 등 고급 마스크를 만들어야 하는데 기술 수준이 못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KN95 마스크의 경우 일주일에 기본적으로 십 수만장을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이후 지금까지 가짜 마스크를 만들어 파는 작업장 만여 곳을 적발했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사진은 중국 당국에 적발된 가짜 마스크들. [중국 인민망 캡처]

중국 당국은 지난 1월 이후 지금까지 가짜 마스크를 만들어 파는 작업장 만여 곳을 적발했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사진은 중국 당국에 적발된 가짜 마스크들. [중국 인민망 캡처]

그런데 미국 식품의약감독관리국이 지난 3월 28일 중국에서 생산한 마스크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해 그가 갖은 고생 끝에 확보한 KN95 마스크 생산 선을 전부 폐기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세계 각지에서 중국산 마스크에 대한 품질 문제가 제기되자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30일 수출되는 의료 물자의 품질을 엄격하게 감독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월 이래 중국에서 가짜 마스크를 만들다 적발된 작업장만 만여 곳에 이른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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