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도세포 이식, 국내 최초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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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진이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 상실로 평생 당뇨병을 안고 살아가야 할 환자에게 췌장 도세포(β세포)를 간에 이식하는데 성공, 제 1형 당뇨병 완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의대 서울중앙병원 일반외과 한덕종(韓德鍾) 교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혈관기형으로 췌장을 제거하게 된 김모(56세)씨에게 지난 1일 췌장 도세포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췌장 도세포 이식 수술은 환자에게서 떼어낸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도세포를 분리한 뒤 이를 간에 이식, 췌장이 없는 상태에서도 인슐린이 분비돼 당뇨병에 걸리지 않도록 한 것이다.

간에 도세포가 이식된 김씨는 인슐린 분비량을 나타내는 C-펩티드 수치가 0.49ng/ml로 높아졌고 하루 인슐린 투여량을 췌장 제거 직후 40단위(unit)에서 현재 12단위로 줄였으나 혈당이 정상으로 유지되고 있다.

췌장 도세포 이식성공은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 환경적 요인으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당뇨병을 앓는 제 1형 당뇨병(소아형 당뇨병) 환자에게 완치 희망을 주고 제 2형 당뇨병(성인형 당뇨병)치료에도 적용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한교수는 동물 장기 이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췌장 도세포 이식 분야에서 도세포를 분리하는 과정을 응용, 앞으로 면역거부 등 이종이식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한교수는 92년 국내 최초로 췌장 이식에 성공한 뒤 지금까지 모두 28명의 췌장 이식을 시행했으며 대부분 당뇨병이 완치돼 인슐린 치료를 받지 않는 치료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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