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제제 사용중단 조치..수술파행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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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이 A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것으로 결론내린 N제약사의 혈우병치료제에 이어 최근 같은 혈장으로 만든 알부민등 혈액제제 12개 전품목의 사용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병원과 보건소 등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이미 일부 혈액제제의 부족사태가 촉발돼 수술파행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은 N사의 혈우병 치료제(혈액응고인자) 에 일부 문제가 있다는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같은 혈장을 원료로 만든 알부민, 감마글로블린 등 12개 혈액제제 전품목에 대해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봉함.봉인조치를 내리고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식약청은 이와함께 N사에 이들 혈액제제의 공급을 금지시키는 한편 전국 의료기관에 이미 유통된 제품의 사용을 전면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이들 혈액제제는 대개 N사가 독과점 생산하거나 국내에서 경쟁우위에 있는 제품들로 식약청의 이번 조치로 인해 혈액제제의 물량이 급격히 부족해졌다고 병원관계자들은 전했다.

실제 N사와 D사 등 2개업체가 생산하는 알부민의 경우, 간수술 등 큰수술 후 혈액생성 촉진과 쇼크방지 등을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나 이달 들어서는 대학병원 조차도 1천㎎들이 10병 이상을 확보한 곳이 드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알부민이 턱없이 부족해져 큰수술을 감당하기가 힘들 정도"라며 "특히 공급량이 많은 업체에 문제가 생겨 알부민의 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혈액제제들을 막아버려 해당 제품에 대한 환자들의 불신과 물량부족 상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N사측은 "문제가 됐던 혈우병 치료제 전량을 고려대 연구팀과 일본의 공인 임상시험기관인 SRL에 의뢰해 두차례 실험을 거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보건당국이 아무 상관이 없는 혈액제제까지 같은 혈장으로 생산됐다는 이유로 봉함조치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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