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님 다음엔 대통령 나오세요” (수원 못골시장 상인)
“정치인 중에 호떡 같은 사람이 많죠.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
1일 처음으로 수도권 후보 지원에 나선 이낙연 위원장의 첫 행선지는 수원 팔달구 지동에 있는 못골종합시장이었다. 김용남 미래통합당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는 김영진 후보(수원병)를 거들기 위해서다. 이 위원장이 시장에 나타나자 상인들은 앞 다퉈 “살려달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15년째 생선가게를 운영해 왔다는 한 상인은 “경제가 너무 어렵다”며 “다 굶어죽게 생겼다”고 소리쳤다. 이 위원장이 당으로 돌아온 지 석 달 가까이 지났지만 상인들은 여전히 그를 ‘총리님’이라고 불렀다. 이 위원장은 “마음속으로 기억하겠다”고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시장 전체엔 발길이 뜸했지만 이 위원장 주변엔 상인들과 손님들로 붐볐다.이 위원장에게 사진을 한 컷을 청하는 건어물 가게 주인, 시금치 등을 사려는 이 위원장에게 “나라를 위해 일하셔야 하는 분이니 많이 드시라”며 덤을 얹어주는 야채가게 주인도 있었지만 "물건도 못사겠네"라며 얼굴을 찡그리는 시민도 있었다. 김 후보는 "정부 지원이 조금씩 피부에 와 닿으면서 상인들도 코로나19 위기 극복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의 생계 안정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김 후보 지원에 앞서 수원 매교동 민주당 경기도당 사무실에서 열린 더불어시민당과의 선대위 연석회의에 참석했지만 시민당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다. 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종걸 의원 등을 향해 “감사하다”는 인사한 게 전부였다. 공직선거법상 특정 정당 후보자가 다른 정당의 후보를 위해 선거운동을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 위원장 측 관계자는 "특별히 선거법을 의식해 나온 모습은 아니다"라며 "위원장은 처음부터 위성정당과 관련된 이슈에 언급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수원을 떠난 이 위원장은 인접지역에 출마한 홍기원(평택갑) 후보와 김현정(평택을) 후보를 거든 뒤 이탄희 후보를 찾았다. '사법농단 사건의 피해자'와 '법복 정치인'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붙어있는 이 후보를 이 위원장은 “사법의 영역에서 책임감을 다했다”며 “의정에서도 자기 책임을 100% 이룰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이날 경기도 일정의 마지막 장소는 용인 보정동에 있는 제약회사 GC녹십자 연구소였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한 제약회사 중 하나다. 이 위원장은 “한국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서도 세계 인류에 희망을 주는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하준호 기자 park.k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