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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진통? 협상 파국?…美 “가슴 아픈 일” vs 韓 “특별법 제정”

중앙일보

입력

막판 진통인가, 아니면 협상 파국 예고인가.

오늘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4000명 무급휴직 실시

제11차 한ㆍ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이 잠정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1일 주한미군과 국방부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에 대한 입장을 각각 내놨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지난달 25일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8500여 명 중 절반가량인 4000명이 1일부로 강제 무급휴직한다고 통보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장진영 기자]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장진영 기자]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SMA가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직원(근로자) 절반에 대해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실시된다”며 “ 유감스럽고… 상상할 수 없는… 가슴 아픈 날”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인 직원에 대한 무급휴직은 우리가 전혀 기대했거나 희망했던 일이 아니다“면서 “무급휴직은 한국인 직원 개개인의 업무 성과, 헌신이나 행동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분담금 협정이 이뤄지지 않아 초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즉각 전투준비태세(Fight Tonight)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노력하겠다”면서 “이 힘든 시간 동안 그들(한국인 근로자)을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 무급휴직 조치를 해소하기 위해 양국 정부에 방위비 분담금 협정 타결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강조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연합뉴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 [연합뉴스]

그러자 국방부는 최현수 대변인 명의로 입장을 발표했다. 최 대변인은 ”정부는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휴직이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방안을 미 측에 제안하고 협의를 진행해왔다“면서 ”그러나 오늘부터 무급휴직이 시행된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급휴직 대상 근로자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 중”이라면서 “국회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특별법을 제정해 정부 예산으로 근로자의 생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관계부처 간 협의를 통해 긴급 생활자금 대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한ㆍ미의 이날 입장 발표는 겉으로 봐선 SMA가 타결되지 않은 상황을 전제로 만들어진 모양새다. 이 때문에 SMA 막판 미세 조정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한편에선 SMA 타결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ㆍ미가 협상 타결을 최종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국 근로자 절반의 무급휴직에 대한 현재 국방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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