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봉쇄 되기 전에" 투표 서두른 일본 교민...투표장엔 발열 카메라까지

중앙일보

입력 2020.04.01 14:11

업데이트 2020.04.01 18:03

1일 제21대 국회의원 재외국민 선거 투표소가 개설된 도쿄 총영사관 입구에 발열감지 카메라가 설치됐다. [윤설영 특파원]

1일 제21대 국회의원 재외국민 선거 투표소가 개설된 도쿄 총영사관 입구에 발열감지 카메라가 설치됐다. [윤설영 특파원]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선 도쿄 등 총 10개 지역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가 시작됐다.

발열 감지 땐 '발열자 기표소' 투표
"손 소독제와 비닐장갑 이용" 안내
투표용지 길어 우왕좌왕 하기도

1일 도쿄(東京)도 미나토(港)구 도쿄총영사관 8층 대강당에 마련된 투표장엔 투표가 개시되는 오전 8시 전부터 약 10명이 줄을 서서 투표를 기다렸다. 하룻동안 491명이 투표장을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일본에선 코로나19 확산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도시봉쇄(Lockdown·록다운) 관측이 나오자 발길을 서두른 교민들이 많았다. 선관위 관계자는 “예상보다 2배 많은 교민이 투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1일 제21대 국회의원 재외국민 선거 투표소가 개설된 도쿄 총영사관에 손소독제와 물티슈, 비닐장갑 등이 비치돼있다. [윤설영 특파원]

1일 제21대 국회의원 재외국민 선거 투표소가 개설된 도쿄 총영사관에 손소독제와 물티슈, 비닐장갑 등이 비치돼있다. [윤설영 특파원]

도쿄에 거주하는 교민 김문정씨는 “이번 주에 도쿄를 봉쇄한다는 소문이 돌아 불안했는데 투표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 “미리 찍을 후보를 정하고 왔기 때문에 고민하진 않았지만, 투표용지가 너무 길어서 두 번이나 접어야 해서 어려웠다”고 밝혔다.

도쿄에 거주하는 윤모(50대)씨는 “정치 지도자에 따라 국민의 삶이 얼마나 피폐해지는지 최근 외국에서도 많이 봤기 때문에 이번엔 제대로 찍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투표장에 왔다”고 말했다. 한 30대 남성은 “출근하기 전에 투표하려고 왔다”고 했다.

투표장은 ‘코로나19 방역 투표장’이었다. 건물 1층 입구에 발열 체크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증상을 보이는 경우 주차장에 마련한 별도 ‘발열자 기표소’에서 투표를 하도록 했다. 이날 낮 1시 현재 발열자 기표소를 이용한 교민은 없었다.

발열감지 카메라에서 발열 증상을 보일 경우에 대비해 주차장에 별도로 마련된 '발열자 기표소'. [윤설영 특파원]

발열감지 카메라에서 발열 증상을 보일 경우에 대비해 주차장에 별도로 마련된 '발열자 기표소'. [윤설영 특파원]

 1일 제21대 국회의원 재외국민 선거 투표소가 개설된 도쿄 총영사관에서 대사관 관계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1m씩 떨어져 기다리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1일 제21대 국회의원 재외국민 선거 투표소가 개설된 도쿄 총영사관에서 대사관 관계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1m씩 떨어져 기다리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모든 참관인과 투표사무원, 선거관리위원은 의료용 장갑과 마스크로 중무장했다. 투표장 입구에선 “소독제로 손을 씻거나 일회용 비닐장갑을 써달라”는 안내를 했다. 곳곳에 소독제와 물티슈, 비닐장갑이 비치됐다.

본인확인 장소에선 투표하러 온 사람들이 일정한 간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바닥에 1m 간격으로 파란색 테이프를 붙여두었다. 기표소 역시 2m 간격으로 배치해 최대한 사람 간 접촉을 피하도록 했다.

주일한국대사관 김진수 선거관은 “투표장이 썰렁할 정도로 창문을 모두 열어 환기했다. 전문 소독업체를 불러 투표장 전체도 소독했다”고 설명했다.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는 이날 투표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세계 여러 곳에서 재외투표를 하지 못하게 돼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교민들이 안심하고 투표하러 올 수 있고, 일본 국민이 보더라도 문제가 전혀 없도록 방역 대책에 만전을 기했다. 어렵게 던진 한표가 총선에 잘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가 시작된 1일 도쿄 총영사관에 개설된 투표소에서 교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제21대 국회의원 재외선거가 시작된 1일 도쿄 총영사관에 개설된 투표소에서 교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윤설영 특파원]

일본에서는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고베(神戶), 나고야(名古屋), 니가타(新潟), 센다이(仙台), 요코하마(橫浜), 후쿠오카(福岡), 히로시마(廣島) 등 10개 지역, 총 16곳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선거 명부에 등재된 일본 내 유권자는 2만1957명으로 미국에 이어 가장 많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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