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뛰다 2.5억 뚝, 과천 전세 무슨 일

중앙일보

입력 2020.03.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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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근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과천시 전경. [중앙포토]

최근 아파트 전셋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경기도 과천시 전경. [중앙포토]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전셋값이 ‘롤러코스터’를 탄 듯 출렁거린다. 과천 전셋값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은 전세 거래 비수기로 꼽히는 지난해 여름이다. 2008년 준공한 원문동 래미안슈르 84㎡(전용면적)의 전세 실거래 신고 내역을 보면 지난해 5월에는 최저 6억6000만원이었다. 이후 전셋값이 뛰면서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최고 10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달에는 최저 7억800만원에 거래된 사례가 나왔다.

작년 4억 73㎡가 지난달 7억 거래
최근엔 4억5000만원까지 떨어져

‘반값 아파트’ 보고 몰린 청약자들
거주조건 1년…2년 추진에 썰물

입주 30년이 지난 아파트에서도 전셋값이 급등락했다. 부림동 주공8단지 73㎡ 전셋집은 지난해 5월 최저 4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에는 최고 7억원에 거래된 사례가 나왔다. 이달 말에는 최저 4억5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부림동 주공9단지 47㎡ 전셋집은 지난해 4월 최저 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1월에는 최고 4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중순에는 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15.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3.23%)의 다섯 배다. 지난해 하반기 과천에 전세 수요가 몰린 것은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예비 청약자들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청약 자격의 ‘문턱’을 높이자 전세 수요가 빠르게 줄어드는 모습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갈현동 일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공공택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곳에는 아파트 8000여 가구가 들어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이 정도의 대규모 택지지구가 남아있지 않은 데다 기업이 함께 들어서는 ‘자족도시’라는 기대감에 새 아파트 선호도까지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 탄 과천 아파트 전셋값.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롤러코스터 탄 과천 아파트 전셋값.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지난 2월 지식정보타운에서 첫 민간 아파트로 나온 제이드자이에는 132가구 모집에 2만5560명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은 평균 193대 1, 최고 785대 1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 59㎡의 분양가는 5억5000만원이다. 반면 2008년 입주한 인근 아파트 59㎡는 12억원에 거래된다.

새 아파트에 청약할 때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해당 지역 1순위 청약자’다.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지역의 무주택자에게 우선권을 주는 제도다. 기존에는 과천에서 1년만 살면 이런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을 고비로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에서 해당 지역 1순위 자격을 위한 거주 요건을 2년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의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규제개혁위원회로 넘긴 상태다. 이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확정되면 지난해 과천에 전입한 예비 청약자는 올해 해당 지역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없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의 민간 아파트 분양은 대부분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에 전입한 가구는 기존 규칙대로 거주 요건 1년을 적용해 달라는 민원이 몰렸지만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원문동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계약 기간이 아직 남았는데도 집주인 몫의 중개 수수료까지 물어낼 테니 세입자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거래는 잘 안 된다. 집주인 입장에선 전셋값이 확 떨어지는 바람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도 기존 전세 보증금을 맞춰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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