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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내 감염 거의 없다" 글쓴 황교안···논란 일자 8번 고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교회 내 감염이 발생한 사실이 거의 없다’고 쓴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일부 교회의 문제를 대다수 또는 전체 교회 문제로 확산시키는 부분에 대해 지적한 것”이라고 30일 해명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가 끝나고 “관련 글이 사실 왜곡이라는 지적이 있다”는 기자들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황 대표는 “지금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 교회든 다른 집단이든 가장 중요한 건 국민 안전을 위해 코로나 대응에 힘을 모으는 것이라는 취지를 전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의 질문을 듣고 있다. 오종택 기자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천지와 교회는 다르고 교회 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는 글을 올렸다. 비판이 거세지자 같은 날 8차례나 글을 수정했다.

우선 논란이 된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를 지웠다가 나중에 다시 살렸다. 특정 종교를 거론한 부분 등도 여러 차례 수정했다. “문제는 신천지”라고 거론한 문구는 한 번 삭제했다가 1시간 후 다시 썼다. “모든 신도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표현한 대목은 “불교 기독교 등 모든 구성원들”이라고 고쳤다가 “불교 기독교 등 모든 신도들”로 다시 바꾼 뒤 “불교 기독교 등 모든 종교 신도들”로 또 수정했다.

28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캡처]

28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페이스북. [사진 페이스북 캡처]

황 대표의 ‘기독교 편향 논란’은 이전에도 있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2012년 저술한 『교회가 알아야할 교회법 이야기』에서 ‘우리 기독교인들로서는 세상법보다 교회법이 우선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이 세상보다 크고 앞서시기 때문에’라고 썼다. 이는 2013년 그의 법무부장관 인사 청문회 때 여야간 공방거리가 됐다.

지난해 2월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지옥이나 천국, 악한 세력이나 천사 같은 기독교적 용어로 현 정부를 자주 비판해 왔다. 그의 친기독교적 행보와 관련해 한 때 당 안팎에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회장인 전광훈 목사 등 보수 기독교 인사와 너무 가깝게 지내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타 종교 배척 논란’에 휘말린 적도 있다. 지난해 부처님오신날(5월12일)에는 사찰에서 홀로 합장을 안 해 논란이 됐다. 올해에는 당 대표 명의로 고기를 말린 ‘육포’를 불교계에 설 선물로 보냈다가 뒤늦게 회수하는 소동도 있었다. 당시 황 대표는 불교계 반발이 거세지자 “미숙하고 잘 몰라서 다른 종교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불교계에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냈다.
현일훈ㆍ이병준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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