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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운영자, 이더리움 지갑 한개에만 24억 원 입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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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출처: 중앙포토]

텔레그램에서 일명 n번방을 운영하며 여성 성 착취 영상을 공유한 조주빈씨가 지난 2018년 부터 암호화폐로 가입비를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 조씨가 지난 11일 해당 방에 공개한 이더리움 지갑에는 국내외 18개 거래소와 57개 개인지갑으로부터 약 24억 원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입금된 자금의 출처는 모두 파악됐으며, 구체적인 명단은 거래소의 협조로 드러날 전망이다. 

#2018년부터 입금 받아, 누적 입금액 24억 원  

암호화폐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typtoQuant)의 분석 결과 n번방 운영자의 조주빈씨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지난 2018년부터 총 24억 원가량이 입금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가 입금받은 암호화폐는 이더리움(ETH), 비트코인(BTC), 모네로(XMR) 등이다. 크립토퀀트는 이 중 지난 11일 조씨가 회원들에게 공개한 이더리움 지갑 한 개의 자금 경로를 추적해 24억원 가량의 자금 흐름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n번방의 정확한 운영 시작 시점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조씨가 운영한 곳은 n번방 중 가장 활성화됐던 일명 '박사방'이며, 박사방 등장 이전부터 갓갓, 와치맨 등 다양한 n번방이 운영되며 성 착취물을 제작 및 거래했다. 

크립토퀀트는 조씨가 공개한 이더리움 지갑에서는 2018년 1월부터 입금 패턴이 드러났으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박사방 가입이 시작됐다고 유추했다. 다만 해당 이더리움 지갑은 2018년 중순부터는 입금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아, 다른 이더리움 지갑이 다수 존재할 것으로 분석된다. 조씨는 또한 이름이 알려진 2019년부터는 암호화폐 추적을 피하는 '믹싱 앤 텀블링' 기법을 사용, 수사기관의 눈을 피했다.

분석에 따르면 해당 단일 지갑의 누적 입금액은 총 24억 원이다. n번방은 무료방과 유료방이 존재했으며, 유료방 가입비는 20만 원에서 250만 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이를 고려해 입장료 범위를 20~ 250만 원으로 유추했을 때, 해당 이더리움 지갑의 250만 원 이하 입금액만 추산해도 당시 시세로 약 11억 2354만 원에 달한다. 

#국내외 거래소 18개 사용, 업비트 가장 많이 써

이용자들은 국내외 18개 거래소를 이용했으며, 대부분 한국 거래소에서 자금이 조달되어 한국인들로 추정된다. 거래소별로는 업비트로부터 입금 횟수가 93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빗썸이 51건, 코빗 15건, 바이낸스 13건, 후오비 12건, 쿠코인 10건, 코인원 7건, 고팍스 5건, 코인레일 1건 등이다. 

개인 지갑에서 입금된 건수는 총 57회다. 개인지갑을 이용한 가입자들은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구매, 개인지갑으로 출금해 이를 n번방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입금했다. 크립트퀀트는 이들이 거래소에서 출금한 TXID(트랜잭션ID)는 내부적으로 모두 확보되었으며, 현재 거래소의 공조만 있다면 신원 파악이 가능한 상태라 밝혔다. 

#비트코인·모네로 외 추적은 아직, 수사 범위 넓혀야

조씨는 이더리움 외에도 주로 비트코인과 익명성 암호화폐인 모네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13일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4대 거래소에 공문을 보내 조씨의 소유로 추정되는 모네로 지갑 3개와 비트코인 지갑 4개와 관련된 협조 요청을 보냈다. 해당 거래소들은 모두 비트코인을 취급하며, 모네로를 취급하는 곳은 빗썸 뿐이다. 

한편 경찰은 이더리움 이동 정황이 포착된 고팍스, 코인레일 등 국내 거래소에는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다. 해외 거래소 이용자에 대한 수사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이들 지갑 분석을 추가로 진행할 경우 수사 범위는 더욱 넓혀질 전망이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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