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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차 배우 주지훈 “먹어도 살 안찌는 약 나오면 좋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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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킹덤’ 시즌2에서 좀비와 맞서 싸우는 조선 세자역을 맡은 주지훈. [사진 넷플릭스]

‘킹덤’ 시즌2에서 좀비와 맞서 싸우는 조선 세자역을 맡은 주지훈. [사진 넷플릭스]

대형 로펌의 에이스 변호사로(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 15~16세기 조선을 이끄는 세자(‘킹덤’ 시즌2)로 그야말로 시공간을 초월한 흥행 몰이꾼 주지훈(38)을 최근 화상으로 만났다.

‘킹덤2’ 좀비와 싸우는 조선 세자로 #‘하이에나’ 금수저 변호사로 투잡 #“20대 때보다 30대가 훨씬 편해”

“드라마 촬영도 일찍 끝나 쉬면서 온갖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돌아다니며 반응을 찾아보고 있어요. ‘넷플릭스 놈들아, 시즌3 빨리 내놔라’라는 글을 보고 안심했습니다.”

그는 ‘킹덤’이 던지는 메시지가 지금 시대에 통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혈통에 대한 집착으로 궁궐 전체가 풍비박산이 나는 모습을 두고 그는 ‘욕망’을 이야기했다. “인간은 누구든 욕망이 있죠. 그게 권력이든, 애정, 재물이든. 그렇지만 자신은 물론 타인까지 파괴할 정도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저는 그냥 소소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맛난 것 먹고, 토닥여주고, 그런 삶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그러기에는 너무 힘든 작품을 골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자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했다. “김은희 작가님도 참 잔인하죠. 고난도 연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시켜요. 아버지인 왕(윤세웅)을 제 손으로 죽이는 것도 모자라 키워준 아버지인 안현대감(허준호)도 그렇고. 아주 배우를 돌아버리게 한다니까요.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게 너무 잘 쓰는 거죠.”

‘킹덤’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그는 ’해외 진출에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킹덤’으로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그는 ’해외 진출에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사진 넷플릭스]

착호군 출신인 영신(김성규) 못지않게 자신도 뛰어다녔음을 강조했다. “키(187㎝)가 커서인지 열심히 안 뛴 것처럼 나오더라고요. 지붕 추격신은 원테이크를 목표로 해서 한번 찍을 때마다 산소 부족이 올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래도 생사역(좀비) 배우들이 고생한 거에 비할 순 없겠죠. ‘킹덤’ 좀비 특징이 팔을 움직이지 않는 거라 균형 잡기도 힘든데, 특수렌즈 때문에 앞도 잘 안 보이니까 저 때문에 다치진 않을까 걱정했어요.”

그는 ‘하이에나’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장태유 PD나 압도적 존재감의 김혜수와 호흡을 맞추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각각 금수저 변호사와 하이에나처럼 올라온 흙수저 변호사로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인다. 띠동갑 사이 아슬아슬한 로맨스도 시청자를 붙드는 포인트다. 주지훈은 “김혜수 선배님 눈빛만 봐도 멜로가 절로 나온다”며 “현장에서 주는 에너지가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드라마 ‘하이에나’에서는 금수저 변호사 윤희재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SBS]

드라마 ‘하이에나’에서는 금수저 변호사 윤희재 역을 맡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SBS]

실제 삶은 멜로보단 느와르 쪽이다. 연애보다 건강에 더 관심이 많단다. ‘킹덤’에서는 갓 쓰고 도포 자락 휘날리며, ‘하이에나’에선 똑 떨어지는 수트차림으로 사랑받는 데 대한 부담감일까. 그는 “많이 먹어도 살 안 찌는 약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시즌 3, 4 계속 액션하려면 체력 관리를 잘해야죠. 팔꿈치, 발목 염좌를 달고 사는데 또 술은 먹어야 하니까요. 영화 ‘아수라’(2016) 찍을 때 정우성·황정민 등 선배들이 ‘내가 몇 살만 어렸어도 네 역할 하고 싶다’고 했던 말이 이제 좀 이해가 돼요. 저도 영신(김성규)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거든요. 너무 멋있어서.”

2002년 모델로 데뷔한 그가 꿈꾸는 40대는 어떤 모습일까. “그동안 쌓아온 시간이 얼굴, 또 눈빛에 잘 묻어나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20대보다 30대가 훨씬 더 좋은 것 같아요. 막연한 불안감과 호르몬 폭발로 원치 않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때에 비해 편해진 것 같기도 하고. (정)우성이 형이나 (하)정우 형을 보면 40대도 좋은가 봐요.”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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