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살충제 사용 제한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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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일 밀, 옥수수, 과일 및 채소등의 재배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살충제인 메틸 파라티온(methyl parathion)을 내년부터 판매금지시키는 한편 아진포스 메틸(azinphos methyl)의 사용제한을 더욱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미 환경보호국(EPA)은 또 유아와 어린이들의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유기인산염 계열의 살충제 40여가지의 사용을 금지할 것인지 또는 강력히 제한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의학적 연구를 앞으로 18개월 이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십년 전에 이미 이들 살충제의 인체내 잔류 수준을 정했지만 이 수준도 몸무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어린이와 유아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캐롤 브라우너 EPA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과일과 채소는 안전하다면서 이번 조치때문에 성인이나 어린이들 모두가 과일 채소 섭취량을 줄이지 말 것을 호소했다.

브라우너 국장은 ´특히 어린이들을 위해 식품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면서 ´오늘날 기술진보 덕분에 농부들이 점점 더 안전한 방법으로 채소와 과일을 키울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환경단체들은 EPA가 지난 96년 의회가 정해준 시한을 넘겼고 그나마 나온 조치도 너무 미흡하고 시간적으로 늦다고 비난하면서 EPA를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천연자원 방어위원회(NRDC)의 변호사인 재클린 해밀턴은 ´유아와 어린이들이 살충제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증거가 많이 있다´면서 ´그러나 정부는 시간만 끌면서 살충제 제조업계의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기인산염 계열의 살충제들은 곤충의 신경계통을 파괴해 죽이는데 사용돼 왔으며 인간의 신경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부 살충제들은 제2차 세계대전중 사용되기도 했다. 유기인산염 계열 살충제들은 지난 72년 사용금지된 DDT의 대체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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